요즘 시대에도 유명한 음악가라면 혜성처럼 등장하기보다 뼈대 있는 음악 가문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도 이백 년 동안 50명 이상의 유명 음악가를 배출한 집안에서 태어나요. 출발선부터 유리해 보이죠? 바흐 가문은 워낙 유명한 음악인을 많이 배출해서 독일 국민들에게 오랫동안 존경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명성보다 집안이 크게 부유하지는 않았어요. 게다가 바흐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습니다. 9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이듬해 아버지마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어요. 너무 어린 나이에 찾아온 비극 때문인지 유년 시절의 바흐는 많은 고생을 합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음악을 전공한 삼촌과 형들의 도움을 받아, 상실감에 빠져있던 힘든 시기에 음악 레슨을 받으러 다니기 시작해요. 이때 오르간을 배우는데, 연주에 그치지 않고 수리 방법까지 익힐 정도로 악기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저는 바흐와 오르간을 떠올리면 「Toccata and Fugue in d minor, BWV 565」가 가장 먼저 떠올라요. 꼭 제목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아마 여러분도 많이 들어본 으악일 겁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뭔가 실패하면 “띠로리~!”라고 말하는 것 같은 오르간 음색으로 “라솔라~ 솔파미레도#레~”가 울려 퍼지잖아요. 그 곡이 바로 「Toccata and Fugue in d mino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