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는 12살이 되자 오페라 정도는 거뜬하게 작곡하는 경지에 이르고 수석 연주자로 지목되기도 합니다. 이것만 보아도 음악사의 이례적인 신동이라는 칭호가 전혀 아깝지 않죠. 17세에는 잘츠부르크 궁정에 취직해서 프로 작곡가의 반열에 올라요. 궁정 작곡가란 쉽게 말해서 작곡하는 공무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클릭만으로 음악을 들을 수 없었기에 궁정의 중요한 이벤트가 있거나 귀한 손님을 접대할 때, 심지어 귀족들이 무료할 때도 실내악을 연주했습니다. 그래서 궁은 자기 입맛에 맞게 꾸준히 새로운 곡을 써주는 작곡가가 필요했어요. 모차르트 역시 이런 이유로 입궁하게 되었고, 취직된 순간부터 어마어마한 양의 곡을 써내기 시작합니다. (덕분에 수입은 제법 쏠쏠했다고 합니다.)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면 모차르트가 음악 할 때 말고는 나사 하나 빠진 사람처럼 나오는데요, 그에게 그런 면모가 아예 없던 건 아니지만 영화 속 모습은 일부를 극단적으로 부각시킨 것입니다. 실제 청년기의 모차르트는 굉장히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항상 더 큰 무대로 진출하기를 바랐고,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규모도 더 키우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를 담아내기에 너무 작은 도시였습니다. 지금에야 ‘모차르트의 고향’이라는 타이틀로 온갖 행사와 음악제가 열리지만, 당시만 해도 너무나 조용한 소도시라서 이탈리아의 음악 규모를 따라갈 수가 없었어요.
게다가 모차르트는 고용주였던 콜로레도 대주교와도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킵니다. 얌전히 자신을 위한 곡이나 써주길 바랐던 대주교의 생각과 달리, 모차르트는 연주 여행을 떠나거나 다른 음악가를 만나러 돌아다니고 싶어 했거든요. 두 사람의 갈등은 점점 고조됩니다.
이 시절 모차르트는 이미 유럽 전역에서 인기 있는 작곡가였는데요, 고향에서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하자 자신의 인기와 가능성을 믿고, 궁정 작곡가를 돌연 그만둡니다. 궁정에 발이 묶였음에도 그를 찾는 곳이 많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도 쉽게 일을 시작할 줄 알았던 거죠.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구직 활동은 쉽지 않은가 봐요. 뮌헨 등 다양한 지역에서 모차르트에게 관심을 보이는 듯했으나, 막상 끝에 가서 계약이 무산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유명한 오케스트라가 있던 만하임으로 모차르트가 직접 찾아가 자신을 고용해달라고 청원까지 했으나, 이 일도 계획대로 되지 않습니다.
추천곡 :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뮤지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