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1. Piano Concerto No.1 in e minor, Op.11
작품의 배경 및 개요
브람스의 작곡 방식은 한 번에 써 내려가는 속필이 아닌 수많은 시행착오를 수정하면서 신붕을 기하는 잦은 계획 변경 내지는 수정보완형이었다. 그의 첫 피아노 협주곡인 d단조 역시 바로 이런 것을 잘 알 수 있는 대표적 작품 중의 하나이다.
브람스의 친구인 그림(Julius otto Grimm, 1827~1903)은 1854년 3월 9일 브람스가 클라라 슈만(Clara Schumann, 1819~1896)을 염두에 둔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완성했다는 편지를 요아힘(Joseph Joachim, 헝가리) 앞으로 보내고 있다.
이때로 말하면 슈만이 라인 강에 투신하여 정신병원에 입원하여 마지막 생을 보내던 시기이다. 물론 이런 것을 계기로 슈만의 자식들을 돌보며 클라라를 향한 사모의 정을 키웠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작품은 6월 요아힘에게 “d단조 소나타를 그대로 길게 방치하고 싶다. 사실 두 대 피아노용으로는 불만이다.”라는 편지를 보낸다. 그리하여 1악장을 교향곡 1악장으로 삼고자 하였다.
그러나 1855년 다시 마음을 바꿔 관현악으로 편곡하여 피아노 협주곡 1악장으로 하고 2악장은 <독일 진혼곡(Ein Deutschies Requiem)> Op.45의 제2곡에 사용하였다.
그리고 피아노 협주곡 2악장은 미리 써둔 <미사 카노니카(Missa Canonica)>의 베네딕투스(Benedictus)에서 착안하여 작곡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마지막 론도 악장도 요아힘과 논의를 거쳐 여러 차례 고친 것이다. 이렇듯 곡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1858년에야 비로소 완성되었다.
초연은 브람스 자신의 피아노와 요아힘의 지휘로 1859년에 이루어졌으나 좋은 연주에도 불구하고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곧이어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Geqandhausorchester Leipzig)에서는 브람스 피아노와 리츠의 지휘로 연주되었으나 박수를 친 사람이 3명밖에 없을 정도로 그 결과는 참혹했다. 여기에다가 얼마 전에 겪은 지볼트(Agathe von Siebold, 1835~1909)와의 실현이 겹쳐 그는 고향 함부르크에 은거하게 된다.
Agathe von Siebold
하지만 세 번째로 함부르크에서 열림 요아힘 지휘의 연주서부터 점차 그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하였고, 마침내 쵸연 14년 후 다시 라이프치히에서 열림 클라라의 연주가 압도적인 호응을 얻기에 이른다.
곡은 작곡가의 20대 초기라 아직 원숙한 면이 덜하지만 피아노가 첨가된 교향곡이라 칭하듯이 교향악기적인 웅장함으로 질풍노도의 정열이 전편을 지배하고 있다. 이런 덕택에 청년기의 초기 작품이라기보다는 획기적인 편성의 뛰어난 명작이라는 생각만이 있을 뿐이다. 혹시 브람스의 작품이 너무 신중하여지지 부빈하다고 생각하던 이들에게는 하나의 충격일 것이며, 특히 피아노의 기교가 매우 고난도여서 브람스가 뛰어난 피아니스트임을 짐작하게 한다.
1악장의 그 엄청난 파워의 정열은 말 그대로 엄습하는 타격이라 할 절품이다. 2악장 아다지오는 조용하고 차분한 종교적인 분위기인데 초고에는 ‘주의 이름 아래 오는 자 축복 있어라(Benedictus qui venit in nomine domini)’라는 라팅어 기도문을 적고 있다. 이것을 혹자는 앞서 말한 미사곡에서 주제를 취해서 그런다고 하기도 하나 슈만의 죽음에 대한 동정 그리고 클라라에 대한 사모의 정인지도 모른다. 여기에는 클라라의 초상을 음악화했다는 브람스의 편지가 그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마지막 3악장의 론도는 경쾌한 악상으로 기쁨과 슬픔의 명암이 교차하면서 청년 브람스의 패기와 폭발적인 정열을 구가하는 듯하다.
곡은 베토벤 교향곡 9번과 피아노 협주곡 3번 그리고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영향 아래 있으면서 개인적으로는 젊은 날의 질풍노도로 마치 『베르테르의 슬픔』의 비극성이 포함된 것이다. 베르테르(Werther)와 샤를로테(Charlotte)의 순애(殉愛)와도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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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출처 : 불후의 클래식(허 재, 책과음악)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 1악장 Maestoso d단조 6/8박자 협주풍 소나타형식
1악장의 시작은 그 에너지가 대단하다. 집에서 들을 때는 거의 스피커가 찢어질 것 같은 위력을 발휘한다. 그 폭발력 있는 시작. 영혼이 잔뜩 긴장한 듯한 느낌으로 초조하게 기다리는 가운데, 그런 마음을 반영하듯 착실하면서도 확실한 그리고 힘있는 시작. 정말 내 기대에 조금도 어그러지지 않은, 한 치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는 정확한 관현악. 팀파니를 비롯함 타악 연주에서도 서정적으로 고요히 가라앉는 부분에서도 부분부분의 평행감각을 착실히 유지하는 연주다.
다시 정상으로 치솟는 음률. 전체를 너무나 산뜻하게 갈무리하는 도입부이다. 이어 그것을 부드러운 감정으로 조용히 다독거리자 이후 마치 호마이카 칠로 끝마무리를 하는 듯 명쾌하고 산뜻한 느낌의 관현악과 부드러우면서도 음 하나하나의 정확성을 기한 피아노가 즐겁게 어울리는데, 전체 분위기를 보아서는 오히려 피아노가 주도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협주곡의 묘미를 너무나 잘 살리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플루우트를 비롯한 목관의 울림이 너무나 탄탄하니 피아노와 더불어 전 관현악의 음률이 제대로 된 소리를 내는 듯 하다. 아! 호온의 울림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저런 소리가 나는 것이구나!
전개부에서는 다소 지나치게 격렬해지는 듯한 느낌이며, 금관이 울림이 다소 날카로워지는 듯 했다. 강약의 대비를 뚜렷하게 하고, 약한 부분에서는 감정표현의 고도를 극대화하면서도 절정부에서는 그 터져 나오는 감정의 밀도를 충실하게 전해주는 정열적인 연주이었다. 카덴짜 부분에서는 협주곡의 진수를 느끼게 하는 분위기 있는 연주, 목관이 현을 부르고 그 뒤를 따르는 피아노의 감미로운 선율. 그러다가 피아노의 눈부신 탄주와 관현악의 적절한 받침. 점차로 강도를 더해가는 모습이 다소 조급하게 느껴지면서 폭발력 있는 마무리. 멋지다.
제2악장 Adagio D major 6/4박자, 3부형식
목관과 현이 어울리는 너무나 아름다운 음률. 피아노와 관현악이 서로를 지나치게 내세우지 않고 아늑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게 바로 협주곡의 진미다. 피아노의 부드러운 타건에도 불구하고 음 하나하나에 너무나 땡실 땡실한 힘이 실린 것이 이미 기교니 뭐니 하는 차원을 넘어선 절묘한 처리. 현이 나온 뒤 상당히 복잡한 박자로 된 음을 능숙하게 짚어가다 다시 감미로운 음률로. 저 거대한 관현악단과 피아노가 어울려 저 토록 섬세하고 여린 분위기를 조성해 낼 수 있음이 신기하기만 하다. 피아노의 음률은 그 고요함 속에서도 가끔씩 강한 액센트로 생명감을 잔뜩 불러 일으키는 연주.
제3악장 Allegro non troppo 2/4박자 명기된 론도형식.
피아노의 무거운 두드림. 하지만 이 연주가 그렇게 급작하지는 않다. 오히려 정화되어 있다고 할까? 덩달아 오케스트라도 순화된 듯 하다. 신기하다. 마치 피아노가 지휘를 하는 듯 하다. 피아노의 눈부신 트릴 연주, 목관이 거기에 멋지게 어울린다. 이어서 연주되는 현들의 힘의 배분이 탁월하다. 목관이 그 힘을 이어받는 듯 하더니 피아노의 강력한 활기와 함께 떠오르는 관현악의 우람한 울림들. 피아노의 대책 없는(?) 포효. 그것을 오케스트라가 받고, 이어 피아노의 카덴짜. 부드러움 속에 간직한 저 강력함. 이제 마지막으로 숨가쁘게 속도를 더해가며 함께 오르가즘으로 치달리는 피아노와 현. 기가 막힌다. 온몸에 전율이 오고 피가 거꾸로 치솟는 기분이다. 미친 듯이 두들겨대는 피아노. 이제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거대한 오르가즘과 함께 터져 나오는 분출. 가히 고금의 명작이라 할 만하다.
글 출처 : 클래식 명곡대사전(이성삼, 세광음악출판사)
2. Piano Concerto No.2 in f minor, Op.21
작품의 배경 및 개요
이탈리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브람스는 1881년 3월 빈 근교에 있는 프레스바움에 머물면서 새로운 피아노 협주곡을 구상해냈다. 여행에서 받은 인상과 샘솟는 영감을 토대로 대단히 빠른 속도로 작곡하여 불과 3개월 정도가 지난 뒤에 피아노 협주곡 대부분의 파트를 완성할 수 있었고, 그해 여름 무렵에 총보를 완성했다. 그리고 그는 절친한 친구이자 스승인 에두아르트 막센(Eduard Marxsen)에게 자신의 두 번째 피아노 협주곡을 헌정했다. 1881년에야 비로소 자신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이 대가에게 만족스러운 음악을 처음으로 바쳤다는 사실은 브람스의 신중한 성격을 드러내기에 충분하다.
피아니스트로서도 탁월한 재능을 지녔던 브람스는 젊은 시절부터 피아노 협주곡에 대한 악상에 사로잡히곤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무자비할 정도로 철저했던 완벽주의자로, 자신의 현악 4중주 1번을 발표하기 이전에 작곡한 20여 곡의 습작 현악 4중주 모두를 폐기해버렸을 정도였다. 더군다나 슈만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피아노에 대한 애정과 협주곡 양식에 대한 의무감을 표출해야만 했던 그가 단 두 개의 피아노 협주곡만을 남겼다는 사실 또한 그가 그 이전에 얼마나 혹독한 자기검열을 거쳤는가를 반증해준다. 게다가 두 곡 사이의 작곡 시기는 거의 4반세기 정도의 격차를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스타일과 관점 또한 현저하게 상이하다.
전통 3악장 형식에서 벗어나 4개의 악장으로 구성
1번 협주곡은 끝없이 진행되는 연속성과 불타오르는 듯한 명인적 기교의 폭풍우를 연상시키는 다이너미즘을 연상시키며 젊은 브람스의 대범하면서도 열정적인 모습을 반영한다. 그러나 2번 협주곡은 독창성과 표현력에 있어서 여전히 작곡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 극단적인 표현을 자제하며 여유로움과 사색을 즐기고자 하는 노대가의 관조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피아노 협주곡 2번의 가장 독창적인 면모는 협주곡의 전통적인 3악장 형식에서 벗어나, 극적인 효과를 배가시키는 스케르초 악장이 하나 더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손꼽을 수 있다.
그는 친구이자 여류 피아니스트인 엘리자베스 폰 헤르초켄베르크(Elisabeth von Herzogenberg, 1847~1892)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매우 활기찬 작은 스케르초를 가진 작은 피아노 협주곡 하나를 작곡했다.”
이 말은 통상적인 규모를 넘어선 확장된 구조에 대한, 혹은 1악장 하나가 전통적인 3악장 형식이 보여주어야 하는 것 이상의 구성을 담고 있는 것에 대한 작곡가 자신의 유머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4악장 구성 때문인지 이 협주곡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교향곡 형식의 작품으로 종종 오해받곤 하거나, 피아니스트의 비르투오소적인 자기과시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교향악적인 작품으로 낙인찍히곤 했다.
그러나 피아노 협주곡은 본질적으로 자기과시를 위한 장르도 아니고 교향곡으로서의 이디엄을 흉내 낸 장르 또한 아니다. 오히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성악곡 가운데 아리아 형식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독주자 개인이 오케스트라에 대등한 위치를 점유하며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카리스마와 테크닉(결코 외향적인 이유만은 아닌), 그리고 이를 감싸주며 전체의 흐름과 구조를 리드해 나가는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거시적인 시각의 조화야말로 협주곡 장르의 독립적인 이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이루는 장엄한 조화
이러한 관점에서 비발디, 텔레만, 바흐를 비롯한 협주곡 장르의 대가들 이후 모차르트와 하이든, 베토벤, 베버, 슈만을 거친 뒤, 특히 현대화된 피아노라는 악기에 부합한 협주곡 양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 바로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인 것이다. 협주곡 양식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형식적으로 확대된 것은 물론이려니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에 대한 역할 분담 또한 다양해진 발전적인 모습을 담고 있는 이 협주곡은, 브람스 개인의 정서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이전보다 한층 원숙하고 사색적으로 변화한 동시에 완벽주의적인 성격 또한 더욱 정교해졌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 1악장 Allegro non troppo Bbmajor 4/4박자 소나타형식
처음에는 호른이 가요풍으로 연주하는데 이것은 산림의 경치를 암시하는 것 같은 로맨틱한 기분이다. 이 악장에서는 피아노의 응답 형식으로 시작되며 이것이 반복되어 발전한 후 피아노의 화려한 카덴차의 악구를 지나 제1테마가 나타난다.
제2주제는 바이올린에 의해 연주되며 그것이 여러 갈래로 발전되면서 독주부와 과ㅏㄴ현악이 교대로 발전되어 f단조로 조바꿈된다. 발전부에서는 피아노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b단조로 조바꿈되었다가 기본조로 복귀하여 피아노에 의해 재현부로 들어간다. 그 후 독주부와 오케스트라는 융합된 효과를 보이면서 힘차게 끝난다.
제2악장 Allegro Allegro appassionato d minor 3/4박자 세도막 형식
변화가 많으며 템포가 빠를 열정적인 악장인데, 제1악장을 봄날의 유쾌함과 아름다움에 비긴다면 제2악장에서는 그의 성격에 가까운 북방적 또는 철학적인 한 면을 찾아 볼 수 있다. 제1주제가 힘차게 피아노로 연주된 후 현악기에 의해 부주제가 서정적으로 아름답게 발전하다가 D장조로 조바꿈되어 트리오에 넘겨지고 다시 원조로 복귀되었다가 힘차게 코다로 들어간다.
제3악장 Andante Bb major 6/4박자 세도막 형식.
마치 이탈리아의 봄이 다시금 전개되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악장은 브람스의 독특한 깊이가 있는 서정저깅ㄴ 노래를 읊은 것이다. 여기서 아주 로맨틱하고 달콤한 첼로의 독주를 볼 수 있으며, 이것이 이 악장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이다. 그 후 여러 갈래로 발전되는데 낭만적인 정서가 넘쳐 흐른다.
제4악장 Allegretto grazioso Bb major 2/4박자 론도 형식.
피아노로 시작하는 경쾌한 주제는 바이올린으로 옮겨지고 곧 이어 오케스트라 전체가 연주된다. 제1부주제는 목관으로 시작하여 발전한 후 피아노가 제2부주제를 연주하면 3개의 주제가 서로 론도 형식에 의해 교묘히 전개되다가 색채적인 변화를 보이면서 화려하게 끝난다. 경쾌하고도 희망에 찬 악장이다.
글 출처 : 클래식 명곡대사전(이성삼, 세광음악출판사)
연주가, 지휘자 프로필 보기
피아노 연주자 넬손 프레이레(Nelson Freire)
지휘자 리카르도 샤이(Riccardo Chai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