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on Bruckner Symphony No.9 in d minor
Leonard Bernstein(Conductor)
New York Philharmonic |
INTRODUCTION Anton Bruckner : Symphony No.9 in d minor 작품의 배경 및 개요 브루크너는 마지막 교향곡인 미완성 9번을 위해서, 8번을 작곡한지 6주 뒤부터 죽기 전까지 10년이나 작업했다. 9번은 그의 마지막 최후의 삶에 대한 결정체이다. 숨을 거두는 그날에도 마지막 악장을 잠시 작업하다 숨을 거두었다. 이 작품은 그의 마지막 작품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굳건한 신앙심을 바탕으로 신에게 이 곡을 바치고 싶어했었기 때문에 어떤 특별한 염원을 간직하고 있다. 이 곡의 음악적인 형상에 대해서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점은 그 음의 구성에서 나타나는 생소함과 대담성에 대한 놀라움이다. 선율의 처리 방법은 복음정을 각별히 많이 구사하였으며, 풍부한 하모니는 바그너적인 반음계법이 침투하여, 음의 장대한 흐름은 아주 개성적인 면모로 발휘하기 시작했다. 또한 베토벤의 교향곡들은 브루크너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지만 이제 브루크너는 그의 교향곡을 통해서 더욱 베토벤의 교향곡적인 형식을 발전시킨 셈이 된다. 9번의 최초의 스케치는 63세 때인 1887년 9월이며 그후 병세가 점점 심각해지고 나이가 들면서 3악장까지 작곡하고 200페이지 분량의 피날레 스케치를 코다까지 남겨둔 상태로 서거하게 된다. 이 피날레를 가지고 브루크너의 의도와 비슷하게 다시 완성하려는 시도는 다행히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 마지막 코다 부분은 브루크너의 영면과 함께 엄숙한 세계로 완결 지어졌기 때문에 굳이 피날레 부분에 손을 델 필요는 없다고 본다. 브루크너는 마지막에 이 피날레가 완성되지 않을 것을 생각하고 테 데움이 대신 연주되기를 바랬었다. 곡의 초연은 그의 사후인 1903년 2월 11일 빈에서 Ferdinand Löwe 지휘로 당시 막 창단된 빈 콘체르트페라인 오케스트라 (Wiener Konzertvereinsorchester)에 의해 행해졌다. 이 오케스트라는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전신에 해당한다. 뢰베는 작품의 연주를 원활히 한다는 미명하에 브루크너의 악보를 수정했으며 그 수정본이 Doblinger에 의해 이듬해 출판된다. 1934년에야 Alfred Orel이 편집한 오리지날 악보가 출판되게 된다. 크나퍼츠부쉬 (1950)를 비롯해 푸르트벵글러 (1944), 아벤트로트 (1951) 등은 모두 이 오리지날 악보를 쓰고 있다. 반면 현대의 대부분의 지휘자들은 1951년에 출판된 Leopold Nowak판을 이용하고 있는 추세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Feierlich, misterioso 신비적이고 장중하게
1악장은 흔히 원시(原始)의 운무(雲霧)라고 불리는 여리고 자욱한 현악기의 트레몰로로부터 시작된다. 이 제1악장의 첫 부분은 여러모로 말러의 교향곡 제9번의 첫 악장을 생각나게 하는데, 그것은 무언가 아득히 먼 곳으로, 어쩌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곳을 향해 떠나는 여행의 시작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런 의미에서 말러 교향곡 9번의 시작을 항구에서 마지막 배가 떠나가는 모습에 비유했던 어떤 이의 생각은 지극히 설득력 있는 해석이다. 그러나 그 배는 이 항구에서 저 항구로 떠나가는 보통의 배가 아니라 인생이라는 차안에서 아득히 먼 피안의 세계를 향해서 떠나가는 배인 것이다. 이 점은 브루크너의 교향곡9번에서도 똑같지만 그는 말러처럼 해로를 택한 것이 아니라 육로를 걸어 무한의 길을 가려고 작정하고 마치 태초의 때와 같이 짙은 안개가 자욱하게 드리운 이른 새벽에 길을 나선다. 연주가 시작되면 풍부한 현의 음량 위로 점층적인 관악기들의 밸런스가 잘 드러나 보인다. 먼저 음 하나하나를 가지런하게 처리하려고 소중히 다루려다 처음에 실수를 범하는 부분이 있기한데 뒤로 갈수록 점점 나아지고 있다. 1악장 제 1주제의 마지막 음 (3:09)은 카라얀은 빈 필 연주 때보다 약하게 투티를 처리하고 만다. 악보 상에는 오직 팀파니만 diminuendo (점점 약하게)로 지시되고 있는데 전체 오케스트라의 음량을 줄여버리는 대부분의 지휘자들과는 달리 카라얀/베를린 필의 연주는 트럼펫의 소리가 여전히 또렷히 감지되긴 하지만 이 부분에서 음량을 줄이고 있으며 카라얀의 전체연주 중에서 제일 아쉬운 부분이 이 부분이다. 1악장의 각 음의 블록들을 유기적으로 서로 독립적인 템포들로 더 잘 결합시키는 것은 빈 필과의 연주 쪽이지만 베를린 필의 연주도 기본적으로는 이러한 의도로 연주되고 있다. 짧은 시간 차이를 두고 후에 녹음된 빈 필 연주에서 내적으로 좀 더 성숙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자칫 빈 필의 유동적인 템포들이 산만하다거나 어색한 구조로 치닫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최대한 공통적인 화음의 블록들을 다루는데 있어서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전개부나 재현부의 제 1주제들이 나타나는 곳이나 강렬한 투티에서 금관의 확실한 돌출들은 유려한 현의 선율과 맞물려 빈 필보다는 외형적으로 더욱 세련된 음향을 빚어낸다. 그러나 빈 필과 번스타인 연주과 비교될 만큼의 안정적인 느낌을 주지는 못하는 것은 전체적인 템포가 조금 빠르기 때문이다. 코다에서는 번스타인과 유사한 해석을 보인다. 즉 563 마디 (24:40)이후 트럼펫 음량을 증폭시키는 표현을 통해서 제시부 제 1 주제에서 들려주었던 아쉬운 점을 많이 보완한다. 제2악장 Scherzo. Bewegt, lebhaft -가볍고 쾌활하게)(Trio. Schnell -빠르게 관현악 밸런스가 일정한 수준을 넘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곡을 표현해내고 있다. 도입부를 지나 제 1주제로 넘어가는 템포는 표준적인 형태를 취한다. 이런 카라얀의 연주는 가장 무난한 해석이라고 생각된다. 이 부분은 두드러지게 금관 악기의 벨런스만 무너지지 않는다면 특별한 해석이 요구되지는 않는다. 트리오도 템포가 급격하게 느려지지 않으며 평이하게 연주한다. 다시 앞부분을 반복 연주한 다음 아다지오로 넘어간다. 제3악장 Adagio. Langsam, feierlich-느리고 장중하게
무한의 세계를 향해 펼쳐지는 제3악장 아다지오는 브루크너가 전생애를 통해서 추구했던 사념의 종착역이다. 그것은 말 그대로의 최후, 즉 끝으로서의 종착점이며 자기 소멸의 극점이다. 더 이상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존재할 필요조차도 없는 니르바나(해탈)의 경지인 것이다. 이 교향곡의 아다지오는 그 최후의 순간에 끝없는 공간속으로, 정적과 무념의 허공 속으로 모든 음이 소멸됨으로써, 이 곡의 영원성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의 영원성이 아니라 그 존재가 소멸되어버린 허공의 영원성이 되어 버렸다. 그것은 확실히 모든 것을 탄생시키고 또 소멸시키는 근원으로서의 대자연에 대한 한없는 경외와 동경인 동시에, 고독과 적막까지를 포함한, 有이자 無인 자연 그 자체에 대한 자기 동화인 것이다. 제시부의 제 1주제 역시 전체 아다지오를 지배하는 선율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포르티시모 (ff)의 투티가 시작되는 17 마디 (1:48)에서 24 마디 (2:33)까지에서 호른의 베이스라인은 매우 중요하다. 카라얀의 이 연주에서도 녹음 도중에 인위적인 마이크 셋팅을 변화시킬 (2:00) 만큼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두 번씩 주고받는 과정에서 마이크 셋팅 변화로 두 번째 호른 음량과 음색이 좀 더 강조되고 있다. 글 출처 : 다음카페 '베토벤 하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