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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Track 1-4  : Lilya Zilberstein, piano
Track 5-12 : Maurizio Pollini, piano

Total timing 01:16:57


1. Piano Sonata No.1 In c minor Op.4

작품의 개요 및 배경

이 피아노 소나타(Klaviersonate)는 2번과 3번에 비하여 인기가 별로 없는 작품이다.
1827-1828년 작곡되었는데, 이느 쇼팽이 바르샤바 음악원에서 엘스너와 공부하던 시절이다. 쇼팽은 1828년 이 소나타를 빈의 출판업자 하슬링거에게 보내면서 이를 자기 스승 엘스너에게 헌정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슬링거는 당시 거의 무명의 작곡가이던 쇼팽의 이 작품을 선뜻 출간하려 들지 않았는데, 1839년 쇼팽이 국제적 명성을 누리게 되자 이를 출간을 작곡가에게 제안했다.

이번에는 하슬링거의 제안을 쇼팽이 거부하는데, 이는 원숙한 경지에 도달한 그가 습작기적 작품의 출간에 대해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슬링거의 상업적 태도에 대한 반발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 소나타는 쇼팽이 죽은 2년 후 하슬링거의 아들 카를에 의해 출간된다.

소나타 제1번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부정적으로서, 음악적 착상의 무미건조함, 그리고 형식 구조의 유기적 발전 과정의 미흡함이 자주 지적된다. 이는 고도의 음악적 재능을 17-18세의 젊은이가 자기 스승을 감동시키려고 열성적으로 노력하여 만들어낸 야심에 찬 습작기 작품으로서, 작품 자체의 가치보다는 작곡가로서의 발전 과정 및 그의 원숙한 2개 소나타와의 비교의 관점에서 더 중요하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llegro maestoso, C단조, 2/2박자
소나타 형식. 제 1주제는 음울하고 저력있게 연주되는데 오히려 전체는 화성적인 변화속에 발전된다. 재현부는 조성에서 독자적인 면이 엿보이다. 이 악장은 매력있는 멜로디라든가 화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 쇼팽 평자들의 대부분이 쇼팽의 가장 졸작중의 하나이며 생명력이 없다고 혹평을 하는 악장이다(이 작품이 연주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는 악장이기도 하다).

제2악장 Minuetto-Trio, E♭장조, 3/4박자
비교적 짧은 2악장은 "아주 우수한 미뉴에트인데, 베토벤을 많이 연구하고 존경한 쇼팽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 악장이다. 그의 소나타 2번과 3번에서는 이 미뉴에트 악장이 스케르초 악장으로 바뀌게 되는데, 베토벤의 교향곡에서 초기 작품의 미뉴에트 악장이 중기·후기 교향곡에서 스케르초 악장으로 바뀌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을것 같아 흥미롭다.

제3악장 Larghetto, A♭장조, 5/4박자
소나타 제 1번에서 가장 독창성이 풍부한 녹턴풍의 서정적인 악장이다. 슬라브풍의 박자가 특징적이지만 진행에 약간 딱딱함이 느껴지는 곡이다. 평론가들로부터 고전 형식에 충실했다는 칭찬을 받기는 했지만, 그래도 새로운(쇼팽다운)시도가 엿보이는 악장이 바로 3악장이다. 19세기 초반작품으로는 극히 드물게 4분의 5박자를 취하고 있는데, 야상곡의 창시자 필드(John F Field)의 영향이 강하게 풍기고 있다. 5박자의 불안정한 리듬위에 아름다운 멜로디가 얹어져 있고, 장식음 또한 훌륭하다. 죽은 누이 이사벨라와의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는 듯하다.

 
제4악장 Finale, C단조, 2/2박자
론도 형식. 악상은 끊임없이 되풀이되지만 음악성과 유연성은 없어서,전체적으로 약간 길다는 느낌을 주는 악장이다. 쇼팽 평론가들 사이에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킨 악장이 바로 제 4악장이다. 닉스(Niecks)는 쓸데없는 음표들의 낭비라고 혹평을 한 반면, 호네커(Honecker)는 쇼팽의 젊은 혈기가 가장 잘 표현된 매력있는 악장이라고 극찬했다.

2. Piano Sonata No.2 in bb minor, Op.35

작품의 개요 및 배경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장송>은 1839년 여름 그의 연인이었던 ‘조르주 상드’의 시골집 ‘노앙’에서 작곡하였다. 노앙의 집은 결핵으로 쇠약해진 쇼팽의 몸과 마음에 위안을 주는 곳이었다. 소나타 제2번의 특징은 3악장에 ‘장송행진곡’이 나오는데, 그 이유는 잃어버린 조국을 음악 속에 투영시키고자 하는 쇼팽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장송행진곡’은 쇼팽이 소나타 제2번을 만들기 2년 전인 1837년에 따로 작곡했던 곡이다. 쇼팽은 이 곡을 작곡할 때 친구인 폰타나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지금 이곳에서 Bb단조의 소나타를 쓰고 있어. 자네가 이미 알고 있는 장송행진곡이 이 곡에 들어갈 것 같네. 알레그로 악장에 이어서 Eb단조의 스케르초가 되고, 그 다음이 행진곡, 그리고 마지막에 약 3페이지의 짧은 피날레가 있어. 행진곡 다음에 왼손이 오른손과 같은 음으로 대화를 하지.”라고 편지에서 말했다고 한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 이 곡은 열렬한 애국자였던 쇼팽이 조국 폴란드의 암울한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만든 것이 확실하다.

곡은 모두 4악장 구성으로, 제3악장에 ‘장송행진곡’을 둔 것은 쇼팽이 이 소나타를 3악장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4개의 악장은 유기적으로 결부되어 있지는 않고 각각 자유로운 독창성을 갖고 있는 것도 특이하다. 그래서인지 슈만은 이 소나타를 낭만적인 독창성을 가진 소나타라고 평가하였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Grave. bb minor 2/2박자 소나타 형식
'그라베'는 신음하는 듯한 서주로 암울하다. 이어 주부로 들어가면 ‘아지타토’의 격렬한 반주를 타고 제1주제가 제시된다. 그러나 곡상은 여전히 어둡다. 이 악상은 더욱 고조되다가 온화하고 부드러운 ‘소스테누토’의 제2주제가 나타나 안정된다. 그러나 다시 열광적인 경과부로 들어가 격렬한 리듬의 변화를 보이면서 제시부를 마친다. 전개부는 앞의 제1주제를 회상하고 제2주제를 거쳐 재현부로 들어가지만, 제1주제를 재현시키지는 않고 끝에서 그 동기가 회상되면서 곡을 마친다.

제2악장 Scherzo ma non troppo. eb minor 3/4박자 세도막 형식
제2악장은 스케르초 주제의 해학적인 분위기는 점차 사라지면서 알 수 없는 공포감이 조성된다. 제1테마는 전쟁에서 승리한 영웅을 묘사하는 부분이라고 한다. 이는 민중의 환호와 개선의 축제를 회상하는 선율이다. 그러나 중간부는 제1테마에 비해 사랑을 그리워하는 따듯한 시정이 그려지고 있는데 극히 감미롭다. 이어 스케르초 주제가 다시 재현된 뒤 끝에서는 다시 중간부 주제가 나타나 여운을 남기면서 끝난다.

제3악장 Marche funebre. Lento bb minor 4/4박자 세도막 형식
제3악장은 이 곡을 작곡하기 2년 전에 이미 만들어 두었던 장송행진곡이다. 여기서 주부의 저음은 장례식의 행렬이 움직이기 시작할 때 울리는 조종소리를 본 딴 것이라고 한다. 쇼팽은 여기서 “이런 장송행진곡은 국민의 고통과 비탄을 아는 사람만이 작곡할 수 있는 곡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주부의 무겁고 침울한 화음에 이어 중간부의 주제는 오히려 감미로워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에게 평온과 위안을 주는 천상에서 들려오는 선율이다. 그러나 곡은 다시 장송행진곡의 주부로 돌아가서 마지막에는 마치 장례 행렬이 멀어져 가듯이 사라진다.

제4악장 Presto bb minor 2/2박자
프레스토는 빠르고 경쾌한 듯 하지만, 모든 것을 잃어버린 황량함이 깔려 있다. 시종 양손의 유니즌으로 셋잇단음이 연주되는데, 쇼팽은 이 악장을 “왼손과 오른손이 유니즌으로 나불거린다”고 적었다지만, 고독한 아름다움이 넘치는 부분이기도 하다. 곡은 셋잇단음의 동기의 반복으로 끝내 아무런 형식적인 연관을 나타내지 않고, 듣는 이를 비웃는 것처럼 침묵해 버린다. 그래서인가, 슈만은 이 악장에 대해, “음악이라기보다 조롱에 가깝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조롱의 미소를 짓고 있는 스핑크스처럼 끝나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3. Piano Sonata No.3 in b minor, Op.58

작품의 개요 및 배경

이 곡은 1844년에 작곡되어 1845에 출판되었으며 드 페르튀 백작부인에게 헌정되었다.
장송 행진곡 소나타 B flat 단조를 쓴 지 5년 후에 작곡된 B 단조는 B flat 단조 보다 유기적인 통일감이 있으며, 전체적으로 규모가 웅대하고 쇼팽의 천부적인 재능이 드러나 있는 악곡이다. 아마 쇼팽의 모든 작품 중에서 이 곡처럼 웅장한 느낌을 주는 작품은 없을 것이다.

1844년 봄 쇼팽은 건강이 악화된 데다 5월에는 아버지의 부고 소식까지 접해 정신적으로도 침울해 있었지만, 노앙에 있는 조르주 상드의 저택으로 옮기면서 회복되기 시작했다. 특히 누나 부부가 노앙을 방문한 것이 쇼팽에게 큰 힘을 준 것 같다. 그러는 동안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어 시작한 것이 바로 이 소나타이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llegro maestoso b minor, 4/4박자. 소나타 형식.
테마의 소재가 풍부하고 또 대단히 아름다운 악장이다. 제1테마는 행진곡풍의 화음 속에 보기 좋고 당당하게 발전된다. 그 속에는 또한 고민과 비탄의 정이 잠재되어 있다. 제2테마는 D장조 칸타빌레의 선율이 나타나는데 하네카는 "아침의 야상곡(Nocturne)이다. 색깔과 향기가 그윽한 아침의 신선미가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제2악장 Scherzo: Molto vivace Ebmajor, 3/4박자. 3부 형식.
우아하고, 경쾌하며, 절제된 스케르초. 아름답고 빠른 8분음표가 쉬지 않고 물결치듯이 선회한다. 그 주선율은 제1악장의 제1주제와 관련성이 있다. E flat = D sharp 의 엔하모닉(이명동음)으로 B 장조로 바뀌는 트리오는 스케르초 주부와 대조적으로 화음에 의한 조용한 곡이지만, 분위기는 주부와 완전히 일치하여 감미롭다.

제3악장 Largo B major 4/4박자. 3부 형식.
라르고는 야상곡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E 장조의 중간부는 조금 길지만 매우 감미롭다. 제2악장 끝부분의 E flat 음을 엔하모닉에 의해 D sharp 음으로 받아서 시작하는 4마디의 서주로 B 장조가 확립된 다음, 칸타빌레의 주제가 연주된다. 이어서 E 장조의 중간부에 이르는데, 여기서 매우 아름다운 선율이 연주된다.

이 선율은 어지럽게 조바꿈을 해나간다. 이 중간부에 대해서 "긴 중간부의 꿈꾸는 듯한 부분으로, 눈을 떠 자신의 모습에 황홀해 하고 있는 작곡자가 상기된다. 이것은 작곡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공상이다."라고 니크스는 말한다. 또한 "라르고는 쇼팽의 행복한 영감이 결핍되어 있는 좋은 예이다. 선율은 평범한 느낌을 준다. 더구나 도약적인 저음부의 반주 음형은 선율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하네커)도 있다.

제4악장 Finale: Presto, non tanto b minor 6/8박자. 론도 형식.
"이 악장을 화려하고 열정적이면서, 또 정확하게 연주하려면 베토벤의 '열정 소나타'를 연주하는 것과 같은 힘이 필요하다. 다만 이 소나타에는 영감보다 노력이 많이 느껴진다."는 리스트의 말을 인용하며 이 악장을 중요시하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말에는 수긍할 수 없다. 이 곡은 구조에 있어서도, 내용에 있어서도 쇼팽이 작곡한 가장 당당하고 위대한 음악 가운데 하나이다

글 출처 : 클래식 명곡 대사전(이성삼, 세광음악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