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1~2. 2 Etudes de concert S.145

리스트의 2개의 연주회용 연습곡은 제 1곡 <숲의 속삭임>과 제 2곡 <난장이의 춤>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곡 <숲의 속삭임>은 초절기교 연습곡보다 서정적이며 쇼팽이 말하기를 "이 곡을 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손가락 꼽을 정도 밖에 없을 것이다" 라고 말했을 만큼 테크닉적으로 어려운 곡이다.

제2곡 난쟁이의 춤(Gnomenreigen)은 두 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중 두 번째 곡으로, 양손이 교대로 난쟁이의 익살스러운 춤을 연상케 연주하는 작품이다. 이 연습곡은 손가락 끝에 초점을 둔 강한 터치와 손목, 팔의 유연성이 요구되는 곡인데 곡 전체가 빠르게 진행되므로 건반에서 손이 많이 떨어지지 않게 연주해야 하는 곡이다.

3. Harmonies potiques et rligieuese S.173 No.7. 'Funérailles'

리스트의 피아노곡들에는 그의 신앙적인 감정이나 가치관들이 많이 내포되어 있다. 즉, 리스트가 신앙에 대해 가지고 있는 사상들이 피아노 작품의 원천이 되었다 할 수 있다. 그 중, 리스트가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한 10곡의 ‘시적이고 종교적인 선율(Harmonies poétiques et religieuses)’ 은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품은 리스트가 프랑스의 시인 ‘알폰소 드 라마르틴느’의 시를 읽고 떠오르는 영감들을 바탕으로 하여 작곡한 작품으로, ‘고독 속의 신의 축복(Bénédiction de Dieu dans la solitude)’ 이 특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7번째 곡 Funérailles은 장송곡이라는 이름답게 전체적으로 어둡고 음울한 선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잘 들어보면 곡 내부에는 어떠한 영웅적이면서 웅대한 선율이 느껴진다. 이 리스트의 장송곡은 합스부르크 왕가에 대항하여 1848년 일어난 헝가리의 자유 혁명을 위해 쓰여진 것이라고 하는데, 이 곡은 자유를 위해 싸운 숭고한 영혼, 19848년 자유혁명 때 그의 3명의 친구를 위해 헌정 되었다고 한다.

4. Love Dream No. 3 (Liebestraum) Ab major

이 곡의 제목에서 말해주듯이 참으로 아름다운 곡이다. 리스트는 그 당시 유명한 피아니스트로서, 그의 작품 대부분이 피아노곡이며, 이 곡들 모두가 고도의 연주기법이 요구되는 화려한 작품들이다.

이 곡은 39세 때 작곡한 곡으로서,<사랑의 꿈>이란 제목으로 3개의 피아노곡을 작곡 하였는데, 1번과 2번은 야상곡이란 부제를 붙였고, 3번 내림가장조의 곡이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유명한 곡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곡은 독일의 시인 프릴리그리트의 시에 곡을붙인 대단히 가요적이며, 유연한 가락의 가곡이었던 것을 후에 피아노곡으로 편곡하여 1850년에 출판되었다.

5. Consolations, S.172. No.2 in E major, Un poco più mosso

리스트의 피아노곡집 <위로(consolations, S.172)>는 1849~1850년에 작곡된 6개의 소품들로 바이마르 초기 작품이다. 섬세하고 소박하며 시적인 심미안이 가득한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쓸 당시 리스트는 러시아의 비트겐슈티인 후작부인과 바이마르에서사랑의 도피 중이었다. 당시 후작부인은 남편이 이혼에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데다 피부에 종기가 무수하게 돋는 난치병까지 앓고 있어서 매우 견디기 어려운 삶을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부인은 리스트와 함게 있는 것만으로도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었던 시기이기도 했다.

<위로(consolations)>라는 표제는 프랑스 작가 샤를 오귀스탱 생트 뵈브(Charles-Augustin Sainte-Beuve, 1804`1869)의 시에서 차용해 왔다고 하며, 부인을 지극히 사랑했던 리스트가 진심으로 연인의 아픔을 위로하려는 간절한 마음이 전해지는 작품이다. 여기에서 듣는 곡은 6곡으로 구성된 피아노곡집 가운데 제2번 마장조(Un poco più mosso)이다.

6~8. Piano Concerto No.1 in Eb major

피아노 음악을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작곡가이자 연주자가 쇼팽과 리스트이다. 쇼팽은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별명답게 낭만적이고 섬세한 피아니즘을 선보였고, 리스트는 ‘피아노의 왕자’라는 별명답게 스케일이 크고 강렬한 테크닉을 선보였다. 19세기에 리스트의 피아노 연주 실력은 전 유럽을 호령할 정도로 대단했다. 리스트의 연주는 메피스토펠레스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초절 기교의 폭풍이었다. 리스트는 당대 최고의 연주자들과 경쟁하며 연주 난제들을 모두 해결하고, 모든 기교를 완전히 마스터해 피아노 비르투오소의 지위에 올라섰다. 또한 잘생긴 외모와 제스처로 그의 연주장에는 언제나 여인들의 열광적인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리스트는 쇼팽과 마찬가지로 피아노 협주곡을 두 곡밖에 쓰지 않았다. 그 두 곡도 거의 같은 무렵에 착수했다. 우연치고는 공교롭다 하겠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1849년에 작곡되었다. 리스트가 비트겐슈타인 공작부인과 사랑에 빠진 뒤, 그녀의 권유에 따라 화려한 연주생활을 접고 바이마르 궁정악단의 지휘자 겸 작곡가로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그 전해인 1848년이므로, 그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점차 원숙해가며 행복을 누렸던 바이마르 시기의 작품이다.

초연은 1852년 2월에 바이마르 궁정 연주회에서 행해졌다. 연주는 작곡자 자신이 했고 지휘는 마침 리스트를 찾아온 베를리오즈가 맡았다. 둘 다 개성이 강한 음악가라 이 연주회는 상당한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켰으리라고 짐작된다.

이 곡은 구성에서 종래의 고전적 협주곡의 스타일을 완전히 깨뜨리고 있는 것이 큰 특색이다.

첫째, 전체는 네 개의 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각 부분은 중단 없이 연주되므로 마치 교향시 같은 느낌을 준다.
둘째, 베를리오즈가 <환상 교향곡>에서 동기순환을 사용한 것처럼 제1악장의 서두에 나타나는 특징적인 동기가 전체를 통하여 중요한 구실을 한다.
셋째, 제3악장에 협주곡으로서는 드물게도 스케르초를 두고 있으며, 또 트라이앵글을 사용하고 있어서 독설로 명성을 날린 당대의 음악평론가 한슬리크는 이 곡을 가리켜 피아노 협주곡이 아니라 트라이앵글 협주곡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리스트는 이 곡에서 피아노가 갖는 기능을 최고도로 발휘시키고 있다. 당시는 마침 피아노가 급속히 개량되고 있었는데, 그 기능의 한계점까지 구사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와 충분히 맞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완전히 압도하기도 한다. 피아노가 마치 오케스트라와 같은 다채로운 효과를 내고 있다. 리스트의 악마적인 기교와 거침없는 추동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이 곡은 고금의 피아노 협주곡을 통틀어서 피아노를 가장 찬연하게 등장시킨 작품이다.

9~14. Piano Concerto No.2 in A major

'피아노에 있어서의 파가니니'라고 불리우는 리스트는 모두 3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였다. 1번과 2번은 그의 생전에 발표되어 널리 연주되고 있지만, 3번은 최근 (1988년)에 악보가 발견되어 1990년에 제로미 로웬탈(Jerome Rowenthal)의 피아노 연주로 시카고에서 초연된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으로, 이를 발견하여 연구한 로젠블랫(Jay Rosenblatt)은, 이 곡은 1836~1839년 사이에 작곡된 것으로, 피아노 협주곡 1번의 습작이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1개의 악장으로 되어있는 이 곡은 리스트의 습작으로 논외로 친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2번은 모두 스케치에서 완성까지 이례적으로 긴 시간이 걸렸다. 1번의 경우, 스케치부터 초연까지 25년이 걸렸고, 오늘 포스팅하는 2번은 1839년에 작곡을 시작해서 1857년에 초연을 하기까지 18년이 소요 되었다. 이렇게 2곡의 협주곡이 초연까지 오랜 기간이 필요했던 것은 어떤 이유일까?

그 이유는 우선 유럽 최고의 피아니스트인 리스트의 바쁜 연주 일정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 다음 이유로는 관현악의 작곡 기법에 대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현악 기법에 대한 무경험은 그가 1840년대 ~ 1850년대 독일 바이마르 궁(Court of Weimar)의 음악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많은 공부와 경험을 쌓아 충분한 지식을 지니게 되었다. 그러나 무었보다도 주된 이유는 리스트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던 3악장 구성으로 되어있는 고전적인 협주곡에 대한 회의와 협주곡의 새로운 양식을 정립하고 싶은 열망일 것이다.

이러한 열망은 리스트가 슈베르트의 '환상곡 C장조 "방랑자"(D.760)'- 이 곡은 리스트가 1851년에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으로 편곡했다. 이 곡은 전 악장이 계속해서 이어져 있지만 조성과 속도표시의 변화로 4개의 악장이 명확하게 구별되어 있다. 그러나 전곡이 강력한 하나의 소재에 의해서 통일되어 있는 점이 이전의 소나타와 다른 점이다.-에서 깊은 영감을 얻은데서 비롯되고 있다.

그는 이 곡에서, 주제(main theme)와 느린 악장, 스케르초, 그리고 피날레를 하나의 악장으로 묶을 수 있는 예를 분명히 볼 수 있었다. 해결방안을 얻은 리스트는 오래전에 설합에 넣어 두었던 2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다시 쓰기시작하여, 2번 협주곡은 1857년 1월 7일에 제자 한스 폰 브론자르트(Hans von Bronsart)의 피아노 연주와 작곡가 자신의 지휘로 바이마르(Weimar)에서 초연되었다. 그러나 리스트는 이 곡을 계속 가필하여 1861년에야 비로소 완성시켰다.

이 협주곡은 표제가 주어지지 않은 교향시적 성격을 지닌 '교향적 협주곡'이라 불리우고 있다. 전통적인 3개로 나눈 악장을 갖지 않고, 긴 한 개의 악장으로 되어있으며 여섯개의 섹션(six sections)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제1부 Adagio sostenuto assai,
제2부 Allegro agitato assai,
제3부 Allegro moderato,
제4부 Allegro deciso,
제5부 Marziale un poco meno allegro,
제6부 Allegro animato
이다.

이 6개의 섹션은 부드러운 부분과 진취적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주요 부분이 교대되면서 곡이 진행되고 있다. 클라리넷으로 주제가 곡머리에 나타나면, 이어서 관현악의 아름다운 화성으로 곡은 시작된다. 이 주제에 부주제가 덧붙여져 서로 긴장을 유지하면서 혹은 주장하고 혹은 설명을 펼치며 현란한 피아노의 기교를 나타낸 변주를 행하며, 리듬을 한없이 변화시켜 리스트 독자적 세계를 표현해 간다.

바그너의 라이트모티브(Leitmotiv ; 유도동기)를 연상시키는 듯 하나의 주제가 계속 다른 모습으로 펼처지면서, '피아노의 신'답게 그 변용에 따라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피아노 테크닉을 선보이며 전적으로 듣는 이로 하여금 몰아의 경지로 빠지게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에 불꽃과 같은 피아노의 호화 찬란한 연주가 나타나 이 곡을 끝맺는다.

이러한 최면적 효과 덕분에 리스트는 낭만주의 음악사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거의 맥이 끊기다시피했다. 다만 그가 피아노 협주곡 양식에서 새롭게 완성해낸 순환주제적 성격은 20세기 중반 아놀드 쉔베르크에 의해 온전히 계승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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