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Mozart : Requiem 만년의 모차르트는 경제적으로 심한 압박을 받아 심신이 지쳐있었다. 먹고살기 위해서 쥐어 짜내야 했던 창작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당시에 [마술피리], [티토 왕의 자비] 같은 대작 오페라를 작곡하고 있었던 모차르트는 1791년 늦은 봄, 신원을 알 수 없는 인물로부터 [레퀴엠] 작곡 의뢰를 받는다. 밀로스 포먼 감독의 영화 [아마데우스]에서도 이 장면이 등장한다. 배우 톰 헐스가 분했던 모차르트는 검은 옷을 입은 의뢰인을 보고 오페라 [돈 조반니]의 테마가 울리는 가운데 돌아가신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를 떠올린다. 작곡료는 50두카텐(당시 국제 통화로 사용된 금화)이란 파격적인 금액에다가 절반을 선수금으로 받는 조건은 어려웠던 천재 작곡가의 눈을 번쩍 뜨게 만들었을 것이다. [레퀴엠] 작곡의 착수는 9월에야 가능했다. 모차르트는 [티토 왕의 자비] 초연이 끝날 때까지 전혀 시간을 낼 수 없었다. 또한 9월 30일 초연을 앞둔 [마술피리]의 마무리 작업으로 바빴고, 10월 이후에도 [클라리넷 협주곡] K622과 그 외 몇 개 작품의 작곡에 매달려야 했다. 쉴 틈이 없었던 그의 몸 상태는 공이 언덕을 굴러 내려가듯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었다. 11월 20일 죽음을 앞두고 쇠약할 대로 쇠약해진 모차르트는 그의 제자인 프란츠 크사버 쥐스마이어의 도움으로 [레퀴엠] 작곡을 계속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가 한 일을 쥐스마이어에 대입시켜 보면 된다. 끝내 건강을 회복되지 못한 모차르트는 12월 5일 세상을 떠나고 만다. 자신의 [레퀴엠]은 미완성으로 남겨둔 채. 레퀴엠은 진혼곡, 즉 죽은 이의 넋을 달래는 곡이란 뜻이다. ‘Requiem’은 라틴어로 ‘안식’을 뜻한다. 가톨릭 미사는 엄격하게 치뤄진다. 그 중에서도 죽은 자를 위한 미사이니 얼마나 엄숙하고 예를 갖춰야 할지는 짐작이 갈 것이다. 그래서 곡의 역할에 따른 이름, 순서 등을 형식으로 정해 놓았는데 이를 전례문이라 한다. 전례문에는 고유문(Proporium, 미사가 행해지는 날과 목적에 따라 고유하게 쓰이는 예문)과 그와 대조되는 통상문이 들어 있다. 다시 말해 고유문에는 미사의 성격이 스며들어가 있고 통상문은 붙박이로 보면 될 것이다. 전통적인 순서와 내용은 대개 이렇다. 입당송(Introitus) - 키리에(연민의 찬가) - 승계송(Graduale) - 연송(Tractus) - 부속가(Dies Irae, 진노의 날) - 봉헌송(Offertoriu m) - 상투스(Sanctus, 감사의 찬가) - 아뉴스 데이(Agnus Dei, 신의 어린 양) - 영성체송(Communio)로 이루어지며 이상의 예문들 가운데 키리에, 상투스, 아뉴스 데이 등은 보통의 미사에서도 쓰이는 통상문에 해당되며 나머지는 고유문이다. 따라서 레퀴엠에서는 일반 미사에서 사용되고 있는 ‘글로리아Gloria’‘크레도 Credo’ 또는 ‘알렐루야 Alleluja’ 같은 기쁨의 표현을 갖는 예문은 쓰지 않는 것이 관례가 되어있다. 당연하다. 죽은 자를 위한 미사니까. 엄숙 또 엄숙이다. 레퀴엠의 입당송 첫 구절은 ‘주여,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라고 되어 있다. 이 기도는 두 번째 예문인 승계송의 첫 구절에서 또 한 차례 그대로 등장하게 된다. 승계송은 레퀴엠 고유문 중 가장 오래 된 것이기도 하다. 또한 부속가 ‘진노의 날’은 14세기 경에 성립됐으며 그레고리우스 선법으로 만들어졌고 대단히 극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 특히 모차르트 이후에 작곡된 베르디 [레퀴엠]의 ‘진노의 날’은 깜짝 놀랄 정도로 극적이다. 그러나 레퀴엠의 작곡에 있어서 반드시 위의 9개 부분이 순서대로 되어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한 개의 예문을 여러 개로 세분하거나, 여러 예문을 하나로 묶는 경우도 왕왕 찾아볼 수 있다. ‘리베라 메 Libera Me, 자유롭게 하소서’ 같이 전통적 미사 예문과 관련없는 악장이 삽입되기도 한다. 제1곡 1Introitus(입당송) ‘주여 영원한 안식을 그들에게 주시옵소서. 끝없는 빛을 그들의 머리 위로 비춰 주시옵소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시옵소서’라고 노래한다. - 이 모음곡에서는 빠져있다- 제2곡 Kyrie(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앞, 뒤 곡을 연결시키는 음악적 이음새 역할을 하며 첫 부분부터 장대한 합창이 전개된다. 알토, 베이스가 서로의 주제를 제시하면서 음악의 드라마틱한 효과가 증대된다. 제3곡 세쿠엔치아 (연속된 노래) 전반부 구성의 정점이라 할 수 있으며 모두 6부로 구성된다. 1. Dies irae (진노의 날)
극적인 텍스트를 통해 격렬한 감정이 터져나오는 부분이다. 화려한 연주가 곡 전체를 통털어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2. Tuba mirum (놀라운 금관 소리 울려퍼지네)
트롬본 울림으로 시작해 베이스가 힘차게 노래한다. ‘이상한 나팔이 전 인류를 옥좌 앞으로 모이게 하리라’에서 베이스와 트롬본이 대화하듯 나아가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3. Rex tremendae (무서워해야 할 대왕이시여)
앞선 ‘Dies irae’와 유사한 드라마틱한 분위기가 등장한다. 이어지는 ‘salva me’에서는 애절한 분위기가 심금을 울린다. 4. Recordare (주여 생각해보소서)
앞 곡 끝의 음조를 그대로 받아 첼로와 바세트 호른 2대의 트리오에 의한 서주가 이어지며 4중창이 진행된다. 5. Confutatis (사악한 자들이 혼란스러울 때)
남성 합창이 거친 관현악 반주를 타고 ‘저주받은 자의 상’을 격렬한 정서로 이야기한다. 반대로 여성 합창은 구원을 바라는 노래를 부른다. 6. Lacrimosa (눈물과 한탄의 날)
탁월한 모차르트의 아름다운 서정성이 돋보이며 [레퀴엠]의 애통함이 정점을 이루는 곡이다. 긴장된 고양감은 모차르트의 창조적 생명의 등불이 마지막으로 타오르는 것을 애달프게 보여주는 듯하다. 악장의 끝에 등장하는 ‘레퀴엠 주제’가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도 감동적이다. 장대한 세쿠엔치아의 최후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아멘’을 위해 모차르트는 거대한 푸가를 구상하고 있었다고 한다. 제4곡 Offertorium(봉헌송) 1. Donmine Jesu Christe (주 예수 그리스도)와 2. Hostias (주께 바칩니다)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5곡 Sanctus(거룩하시다) 강하고 힘찬 모습으로 ‘Sanctus’를 외치는데 앞의 ‘Dies irae’의 격렬한 모습과 유사하다. 제6곡 Benedictus(주에 축복 있으라) 제1바이올린의 선율에 이어 알토의 독창이 ‘주의 이름으로부터 오는 이에게 축복 있을지어다 Benedictus qui venit’ 라고 축복한다. 이 선율은 1784년 당시 모차르트가 여제자에게 준 [바르바라 플로이어를 위한 연습 노트]로 알려진 작곡입문 첫 머리에 나오는 선율과 일치한다. 쥐스마이어가 완성한 악장도 스승의 악상에 크게 의존했음을 알려준다. 제7곡 Agnus Dei (하느님의 어린 양) - Lux Aeterna(그들에게 영원한 빛이 내리게 하소서) 저음 비트에 미세한 현의 움직임이 얽히며 엄숙한 표정의 함창이 세상을 떠난 이의 안식을 기원하며 노래한다. 선율 전체의 베이스 선이 ‘레퀴엠 주제’와 강한 연관성을 지닌다. 모차르트의 제자 쥐스마이어가 쓴 3개의 악장 가운데 가장 충실한 모차르트의 정신을 전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 이 모음곡에서는 제7곡과 제8곡이 함께 연주된다. 제8곡 COMMUNIO(제찬 봉령) 1곡 인트로이투스와 2곡 키리에의 선율이 다시 사용된다. 곡의 처음과 끝을 동일하게 처리해 [레퀴엠]의 음악적 구성 전체에 동질성이나 통일성을 부여하기 위한 타당한 방법이라 할 만하다. 모차르트가 미리 지시했을 것으로 여겨지는 부분이다. 마지막은 2곡 키리에처럼 템포를 늦추며 장엄하게 끝을 맺는다. - 이 곡도 글 출처: 다음 블로그 '빠알간 장미의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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