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Quatuor Hongrois
녹음 : 1972 EMI Music France. Digital remastering P 1995 EMI Music France.
Total Time 00:48:32
String Quintet in C major D.956
작품의 배경 및 개요
이 작품은 슈베르트의 마지막 실내악곡이다. 현재 자필악보는 사라져 정확한 작곡시기를 알 수 없지만 출판사인 프로푸스트 앞으로 보낸 1828년 10월 2일자의 슈베르트 편지 중에는 현악 5중주곡을 작곡한 사실을 서술하였다.
다시 말해, 사망하기 약 2개월 전에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이야기지만 장대한 스케일과 숭고한 내용을 가지고 있는 이 5중주곡은 마치 슈베르트가 마지막으로 도달한 위대함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악상을 가지고 전개하는 독자적인 서법에는 최후에 만든 3곡의 피아노 소나타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만년 슈베르트의 양식이 단적으로 나타나 있지만 일단 이 5중주곡에서 주목할 수 있는 것은 마지막 시기 3곡의 현악 4중주곡 이후 그가 실내악에서 요구한 관현악 규모의 울림이 5개의 현악기로 커진 편성에 의해 훌륭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슈베르트가 현악 5중주곡을 작곡함에 있어서 자신이 좋아했던 모차르트의 5중주곡(비올라가 2대)을 모방하지 않고 2대의 첼로를 편성한 것은 이러한 관현악의 울림을 추구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2대의 첼로를 사용하는 수법은 이미 보케리니의 예가 있지만 슈베르트는 아마도 보케리니를 모델로 했다기보다는 큰 울림을 구하기 위한 필연적인 결과로 2대의 첼로를 사용했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2대의 첼로를 통해 사용한 서법을 보면 단순히 서로를 보조하듯 짝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많은데, 한 대가 저음부를 담당하고 있고 다른 한 대는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연결시키거나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슈베르트는 2대의 첼로를 교묘하게 사용함으로써 저음 음역을 풍부하게 표현할 뿐 아니라 여러 음역에서의 변화와 음색의 다양성을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이 작품은 화성적인 어법 면에서도 만년의 슈베르트다운 독자적이면서도 특이한 울림을 만들고 있다. 나폴리 관계조의 정교한 용법은 후기 슈베르트의 작품 곳곳에 침투해 있지만 특히 이 곡에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2악장의 주부(E장조)와 중간부(F단조)의 극적인 대비나 3악장의 스케르초(C장조)와 트리오(D♭장조)와의 선명한 대비를 통해 들을 수 있는 음색의 변화는 후기 슈베르트만의 훌륭한 표현법이라 할 수 있겠다.
으뜸음 C음에 대해 D♭음을 강조하면서 음색의 세분화와 긴박한 울림을 표현하는 것도 매우 상징적이다. 이러한 울림의 세계가 독자적인 전개와 다섯 개 악기의 미묘한 용법과 맺어지면서 이 5중주곡은 슈베르트의 전체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수작이 된 것이다.
동시에 이 작품은 당시의 실내악 상식을 초월한, 너무나 독창적인 작품이었기 때문에(또는 현악 4중주에 비해 그리 일반적이지 않은 5중주라는 편성 때문에) 자필악보를 소유하고 있던 디아벨리 출판사가 출판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과 함께 긴 세월 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초연을 치른 것은 작곡가의 사후 22주년을 기념한 1850년 11월 17일의 일이었다(요제프 헤르메스베르거 4중주단과 요제프 스트란스키의 첼로, 빈의 악우협회에서). 출판은 더욱 늦어져서 3년 후인 1853년이 되어서야 디아벨리 출판사를 계승한 C. A. 슈피너 출판사에서 Op.163을 달고 출판이 이루어졌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llegro ma non troppo C major. 4/4 박자. 소나타 형식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을 취한다. 서주부 없이 바로 2첼로를 제외한 4개의 악기가 긴 으뜸화음을 시작하면서 1주제를 진행한다. 주제는 코랄풍의 청량한 멋이 있지만 3마디의 감7화음(딸림조의 도미넌트)이 제시하는 것처럼 아주 낭만적인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이 주제가 낮은 음역으로 옮겨진 상태에서 응답(1바이올린을 제외한 4개의 악기)이 이루어진 후 2대의 첼로에 의한 주제를 연주하면서 1바이올린이 강하게 하행 펼침화음을 연주하고, 더욱 셋잇단음표의 움직임을 넣어가면서 곡을 고조시킨다. 2주제는 2첼로에 바싹 달라붙으면서 1첼로가 노래하는 E♭장조의 선율로 2대의 바이올린에 이어진다.
이 주제로부터 G장조의 3주제를 유도하여 1바이올린이 노래하는 진행을 취한다. 중간마침에서 두 가지 음악 소재가 등장하는데, 이 소재는 발전부의 중심적인 소재로 쓰이며, 특히 위의 악보의 A(붉은 사각형) 리듬은 발전부 전체를 통틀어 집요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또한 B(푸른 사각형)로부터는 새로운 선율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어떤 길이의 부분을 조옮김하여 반복(다시 말해, 203~238마디는 167~202마디를 장2도 낮춘 것)하는 슈베르트가 즐겨 사용하던 수법도 이 작품의 발전부에서는 장황함에 빠지지 않고 반대로 긴장을 높이는 방향으로 효과적인 쓰임을 보여주고 있다. 재현부는 정석대로 으뜸조인 C장조로 시작하여 하행 펼침화음 주제는 F장조로 옮겨오고, 그 이후는 제시부를 대체적으로 그대로 5도 아래로 옮긴 형태로 진행한다. 코다는 1주제에 의해서 순간적으로 긴장감을 높이지만 계속해서 2주제가 나타나고 평안한 분위기에서 1악장을 마친다.
제2악장 Adagio E major. 12/8박자. 3부 형식
3부 형식. 슈베르트의 가장 깊은 영혼의 노래로 손꼽힌다. 아름답다기보다는 사라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처절한 몸부림 같기에 더욱 서글프다. 1부는 2바이올린의 선율과 2첼로의 피치카토가 어우러지면서 깊은 정취를 가진 주제가 풍부한 감정을 가진 채 나타난다. 대조적으로 F단조인 중간부에서는 불안정한 리듬의 움직임 위에서 1바이올린과 2첼로가 어두운 주제를 연주하면서 격렬한 조바꿈을 거듭하며, 비극적인 클라이맥스를 구축해 간다. 주부의 재현에서는 주제를 장식하는 1바이올린과 2첼로가 1부보다 더 세밀한 움직임을 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안식을 찾기 위한 조용함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제3악장 Scherzo. Presto - Trio. Andante sostenuto. C major 3/4박자
상당히 복잡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힘찬 활기가 넘치는 스케르초의 교향악적인 취급은 때때로 실내악의 범위를 초월하고 있다. 트리오는 스케르초와 대조적인 안단테 소스테누토 2/2박자(구 전집에서는 4/4박자). 비올라와 2첼로의 하행적 선율에 끌려 나타나는 코랄풍의 겸허한 주제는 내면적인 성향을 깊게 드러낸다.
제4악장 Finale. Allegretto C major. 2/2박자
명확한 구성이 나타나지 않은 피날레 악장.
2개의 주제를 사용하지만 론도 형식이나 소나타 형식, 론도-소나타 형식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자유로운 형식의 곡도 아니다. 도식화하면 A-B-A-발전부-B-A'-코다라고 할 수 있다.
1주제는 이른바 ‘헝가리풍’의 춤곡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C단조로 시작하여 E♭단조, E단조를 경유하여 결국 원래 조성인 C장조를 강조하는 점이 매우 독특하다. 이 과정에서 주제를 3번 반복한다. 2주제는 G장조로 진행하는데 1악장 1주제와 관련이 있다. 이 반주의 셋잇단음표가 나중에 중심이 되어 2주제부가 크게 발전하고 마지막으로 첼로의 2주주로 노래하는 폭넓은 선율이 나오며, 자연적으로 경과부로 옮겨진다.
계속해서 1주제를 처음과 거의 동일한 형태로 연주하면서 1주제에 의한 전개를 폴리포닉한 서법으로 확장한다. 이 세력이 약간 약해진 뒤에 2주제를 C장조로 재현하여 전과 동일하게 진행한다. 경과부를 경유하여 이번에는 피우 알레그로라는 빨라진 템포로 1주제가 상당한 변화를 거쳐 등장한다. 이것은 격렬한 고조를 거치면서 그대로 피우 프레스토의 코다 부분으로 들어가 긴장감이 사라지기 전에 강하게 전곡을 마무리한다.
글 출처 : 클래식 명곡 대사전(이성삼 - 세광음악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