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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 European Jazz Trio

오디오가이 레이블에서 <서촌>이라는 새로운 앨범이 소개되었는데, 오디오가이가 위치한 곳이 서촌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듯하다. 연주는 잘 알려진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인데, 지금까지의 작업과는 품격이 다른 최고의 앨범 작업임을 짐작할 수 있다.

앨범의 제작 비용들은 많은 이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하며, 준비 작업을 포함해 총 8개월이 걸린 앨범으로, 순수 음악을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이다. 그만큼 연주, 녹음, 앨범 구성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오디오가이의 명앨범이 탄생되었다.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는 1984년 네덜란드 출신 뮤지션 세 명이 결정한 재즈 트리오로, 모던 재즈, 클래식, 팝 등의 재즈 해석을 통해 잘 알려진 재즈 트리오다. 피아노는 마크 반 룬, 드럼은 로이 다쿠스, 베이스는 프란스 반 더 호벤으로 이루어져 있다. 김건모의 ‘미련’에서 뮤지컬 배우 이소정이 게스트로 참여해 애절하고 가슴 벅찬 분위기를 더해 주고 있다.

이번 신보는 LP와 CD를 동시에 출시했는데, LP는 독일에서 프레싱했고, 고음질 UHQCD는 일본에서 제작되어 음질을 위한 최상의 컨디션으로 제작됨을 알 수 있다. 고음질의 24비트/96kHz 녹음을 통해 뛰어난 공간감과 내추럴 사운드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이 앨범에는 ‘가을이 오면’을 시작으로 ‘그대안의 블루’, ‘서른 즈음에’, ‘광화문 연가’ 등이 수록되어 있는데, 수록된 곡들은 세월이 지나도 명곡으로 남은 가슴 뭉클하고 애절한 발라드 가요들을 재즈 트리오의 선율로 담아냈다. 그리고 CD 버전에서는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가 추가되어 있다.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의 편곡과 재즈 트리오의 멋이 잘 드러난 멋진 연주는 곡의 분위기를 절정에 도달하게 만들어 주었다. 드럼 심벌의 디테일과 배음들도 자연스럽게 잘 표현되었다. 콘트라베이스는 불필요한 과장 없는 단정한 표현으로, 오히려 현의 울림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이를 통해 재즈 트리오가 전해 주는 세련된 연주와 악기 표현의 조밀함을 엿들을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앨범 작업 사진과 악보도 이미지로 삽입함으로써 고급스럽고 아날로그적인 향기를 느끼게 해 준다. 한국의 토종 레이블인 오디오가이를 통해 이렇게 멋진 앨범이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두고 싶으며, 가요의 재즈적인 해석과 연주, 뛰어난 고음질 사운드까지 정말 모범적이고, 착실하게 완성된 예술 작품과 같은 앨범이다.

글 | 장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