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필 스펙터는 그가 제작한 음반들보다 그 자신이 더 유명한, 적어도 록 시대의 가장 유명한 레코드 프로듀서일 것이다. 성탄 시즌용으로 넉살 좋게 제작한 이 앨범은 예술적인 면에서는 가장 훌륭한 작품이지만, 상업적으로는 엄청난 재앙을 맞이했다. 1963년 11월, 앨범을 발매한 바로 다음 날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했기 때문이다. 스펙터는 즉시 앨범을 회수하는 것으로 조의를 표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로네츠와 밥 B, 삭스 앤 더 블루진스, 그리털스 그리고 달린 러브가 참여했는데, 1963년에 처음 생긴 크리스마스 차트의 1위를 스펙터에게 선물하자는 취지로 만든 음반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이 앨범에 수록된 곡 대부분은 스펙터가 개발한 유명한 ‘소리의 벽’ 녹음 기술을 사용하여 ‘Rudolph’, ‘Frosty’, ‘Sleigh Ride’ 같은 익숙한 노래를 현대의 고전으로 탈바꿈시켰다. 늘 함께 작업하던 제프 배리, 엘리 그리니치와 함께 새로 작곡한 ‘Christmas(Baby Please Come Home)’은 로네츠가 시도했다가 실패해 달린 러브가 맡았다. 마지막 트랙은 참여 가수들이 ‘Silent Night’을 부르는 것을 배경으로 감상자에게 스펙터가 직접 크리스마스 인사를 전하는 대사를 담고 있다.

   다양한 레이블을 통해 여러 번 재발매된 이 앨범은 많은 사람에게 가장 좋은 성탄 앨범으로 남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음반이 뜨거운 8월에 LA에서 녹음되었다는 점이다. | JT

글 출처 :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앨범 1001장(마로니에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