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개요 및 배경
모차르트 ‘최후의 3대 교향곡’ 중 첫 곡에 해당하는 E♭장조의 39번 교향곡은 비극적 인생의 애가인 40번이나 ‘주피터’라 불릴 정도로 장려한 41번에 비해 생의 희열과 행복감을 생동감 있게 나타낸 평화로운 곡이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는 프라하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으나, 빈에서의 초연에 대한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아 그의 인기는 떨어지기 시작했으며 경제적 궁핍은 점점 심해졌다.
이러한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모차르트는 1788년 6월부터 8월까지 6주간에 걸쳐 무려 세 곡의 교향곡을 작곡해낸다. 그가 3년 뒤 세상을 떠날 때까지 더 이상의 교향곡은 쓰지 않았기 때문에, 이 세 작품을 가리켜 ‘최후의 3대 교향곡’이라 부르는 것이다. 3대 교향곡은 모두 어떤 연주회를 위해 작곡되었다고 전해지지만 실제로 연주회는 개최되지 못한 것 같다.
모차르트의 39번 교향곡은 속칭 ‘백조의 노래’라고 불린다. 백조는 평소에 아름답지 못한 소리로 울지만, 죽음 직전에는 우아한 목소리로 운다고 한다. 그래서 흔히 작곡가의 마지막 작품을 ‘백조의 노래’라고 일컫는다. 슈베르트의 가곡집 <백조의 노래>도 그렇게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이 곡은 마지막 곡이 아니었음에도 ‘백조의 노래’라고 불리는데, 아마도 평화로운 감정이 충만해 있는 이 곡의 전개가 호수 위에 우아하게 떠 있는 백조를 연상시키기 때문이 아닐까. 바그너는 이 곡을 베토벤의 3번 교향곡 ‘영웅’과 비교하여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둘 다 인간의 마음에 영감을 준 열광을 그리고 있다. 모차르트는 마음의 부르짖음이 감미로운 욕망으로 표현되었지만, 베토벤은 그 욕망이 대담하게도 무한의 세계에 던져져 있다. 모차르트의 교향곡은 아름다운 감정에 충만해 있지만, 베토벤의 교향곡은 힘에서 오는 대단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모차르트의 교향곡 38번 ‘프라하’가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영향을 받았듯 교향곡 39번은 오페라 <돈 조반니>의 영향을 많이 받아 ‘돈 조반니의 달콤한 자매’ 또는 ‘돈 조반니의 산울림’으로 통할 정도이다. 이 곡의 3악장 미뉴에트는 모차르트의 수많은 미뉴에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걸작으로 단독으로도 자주 연주되며, 그의 기악곡인 <디베르멘토 17번>과 함께 ‘모차르트의 미뉴에트’로 사랑받고 있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아다지오 - 알레그로
소나타 형식. 아다지오로 된 서주 부분은 중후한 화음으로 위용 있게 시작되나 일말의 긴박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 서주의 마지막 부분은 오페라 <돈 조반니>에서 대리석상의 망령이 나타나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고 한다. 알레그로의 주부는 대조적으로 밝으며, 경쾌한 제1주제와 화창하게 노래하는 제2주제로 이루어진다.
제2악장 안단테 콘 모토
전개부다운 전개부가 없고 대신 짧은 경과부를 두고 재현부로 이어지는 수법을 쓰고 있다. 제1바이올린에 의해 아름다운 제1주제가 연주된 다음 이것을 되풀이한 뒤 대조적인 부주제가 이어진다. 섬세한 표정의 정적인 면과 동적인 면의 대비가 선명히 느껴진다.
제3악장 미뉴에트 알레그레토
이 악장은 단독으로도 자주 연주되며 전형적인 미뉴에트의 구성미를 갖추고 있다. 현악기의 스타카토에 의한 시원스런 미뉴에트 주제가 미뉴에트의 무곡적 성격보다는 교향악적 역동성을 부여한다. 클라리넷의 2중주에 의해 연주되는 목가적인 우아한 선율은 전원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아마도 이 미뉴에트의 매력을 대부분 이끌어내는 것이 이 트리오 부분일 것이다. 이 주제에 대해서 플루트가 응답한 후 바이올린의 지극히 아름다운 선율이 이어진다. 미뉴에트로 돌아와 반복하지 않고 곡을 끝낸다.
제4악장 알레그로
악장 전체를 일관하여 하이든풍의 제1주제가 제1바이올린에 의해 미끄러지듯이 도입된다. 이와 명백한 주제적 연관을 가지는 제2주제가 제1바이올린에 의해 제시되면 이를 바탕으로 플루트와 바순이 대화를 엮어 나간다. 발전부에서는 제1주제의 요소를 주축으로 하여 높은음 현과 낮은음 현이 대화 형식을 이루며, 정상적인 재현부를 거쳐 코다로 전곡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