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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01. Sergei Prokofiev : Violin Concerto No 1 in D major, Op 19

작품의 개요 및 배경

프로코피예프의 작품세계는 세 시기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1904∼17년 러시아 혁명까지의 청년 시절이고, 두 번째는 1918∼33년 미국 망명 시절, 마지막 시기는 1933년 러시아 귀국 후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이다. 이 세 시기로 보았을 때 바이올린협주곡 제1번은 1917년으로 첫 번째 시기 말, 바이올린협주곡 제2번은 1935년으로 마지막 시기 초에 작곡되었다.

바이올린협주곡 제1번이 작곡되던 당시 프로코피예프는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초연 당시 반응만큼이나 반발을 일으킨 발레곡으로 인해 러시아 음악가들 사이에서 독특하고 야심찬 작곡가로 불렸는데 이 작품에서도 역시 청년기 시절의 대담함이 엿보인다. 하지만 바이올린협주곡 제1번은 비교적 고전적인 느낌이 강하고 리리시즘적인 요소가 많이 스며 있다.

프로코피예프가 이 작품을 쓰기로 결심했던 것은 페테르부르크음악원 시절인 1913년이었으나 그 이듬해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과 1917년 러시아혁명 등 혼잡한 사회정세 속에서 음악원 교수 파울 호찬스키의 협조로 1917년 여름에서야 완성됐다. 1914년 음악원 졸업이후 그는 작곡가로서의 삶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어머니의 권유로 영국 런던에 머물렀는데 마침 그곳에 디아길레프도 와있었다.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제2번을 듣고 감명을 받은 디아길레프는 프로코피예프를 국제적인 무대에 등장할 수 있도록 후원하게 된다. 그렇게 상승세를 타면서 프로코피예프는 1917년 여름을 음악원 근처에서 보내면서 〈고전적 교향곡〉의 작곡을 시작하였으며 그동안 미루었던 바이올린협주곡 제1번의 오케스트레이션을 완성하게 된다.

작곡한 이듬해 프로코피예프가 망명길에 올랐기 때문에 초연은 1923년 마르셀의 독주와 쿠세비츠키의 지휘로 파리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때 평론가들은 너무 감상적이고 지나치게 음악에 심취했다며 `리리시즘의 과다'라고 혹평하였다. 하지만 이듬해 6월 프라하 국제현대음악제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시게티가 이 곡을 연주한 이후 인기가 급상승하게 되었다.

시게티 역시 각지의 연주회에서 이 곡을 필수 레퍼토리로 넣어 인지도를 높이는데 공헌하였다. 프로코피예프도 그런 시게티의 모습에 감사하여 `나의 협주곡의 최고 연주자'라고 부르면서 이 작품을 통해 그들은 더욱 긴밀한 사이가 된다. 1953년 3월 일본 도쿄에서 연주회를 하고 있던 시게티는 프로코피예프가 모스크바에서 서거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절친한 친구를 애도하며 자신의 공연에서 바이올린협주곡 제1번 제2악장을 연주하기도 했다.

프로코피에프는 이 곡을 1915년에 착수하였지만 곧 그만두고 1917년 여름 페테르부르크에서 완성했다. 악보는 1921년 구트헤일 출판사가 피아노 반주판을 출판했고 1922년 부시 앤 호크스 출판사가 총보를 출판했다.

프로코피에프에게는 바이올린이 피아노만큼 익숙한 악기가 아니기 때문에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의 코한스키(P. Kochanskij)에게 조언을 받았다. 이 작품의 초연은 애초에 예정했던 1917년 11월의 지로티 콘서트가 10월 혁명으로 무산되어 6년 후인 1923년 10월 18일에 파리에서 초연되었다. 이 곡에 대한 평가는 찬반 양론으로 나뉘었지만 시게티(J. Szigeti)가 이곡을 적극적으로 지지함으로써 널리 인정 받게 되었다. 초연자는 바이올린에 다류(Marcel Darrieux), 그리고 쿠세비츠키(Serge Koussevitzky)의 지휘로 파리 오페라 오케스트라(Paris Opera Orchestra)연주로 이루어졌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ndantino. D major. 6/8박자. 자유스러운 소나타 형식
비올라의 트레몰로에 이어 독주 바이올린이 제 1주제를 제시하고 이후 클라리넷과 플루트 등이 선율을 반복적으로 연주하고 약음기를 단 제 1 바이올린도 연주하면서 진행한다. 독주 바이올린은 도약과 트릴을 수반하고 조성을 변화시키면서 4/4박자로 진행하고 제 2주제는 바순과 저음현악기의 반주 위에 독주 바이올린의 반음계적인 선율로 제시된다. 발전부에서는 독주 바이올린이 토카타 형식의 선율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재현부에서는 제 1주제만을 사용해서 진행한다. 플루트의 제 1주제와 하프의 아르페지오에 의해서 1악장이 끝난다.

제2악장 Scherzo. Vivacissimo. a minor. 4/4박자. 론도 형식
-B-A-C-A 형태로 구성됨. 독주 바이올린으로 론도 주제인 A부분의 주제를 제시하며 반주는 플루트, 하프, 비올라, 제 1과 제 2바이올린 등으로 구성된다. 독주 바이올린은 아르코와 피치카토가 번갈아 섞인 후에 론도 주제인 A부분을 재현하고 제 1에피소드인 B부분으로 넘어간다. 론도 주제인 A부분이 다시 재현된 후에 제 2에피소드인 C부분으로 넘어간다. 다시 론도 주제인 A부분으로 진행하면서 플루트, 독주 바이올린으로 선율이 이어진다.

제3악장 Moderato - Allegro Moderato, D major, 4/4장조, 변주곡 형식.
현악기와 클라리넷의 화음과 함께 바순이 스타카토로 선율을 제시함. 이후 독주 바이올린이 주요 주제를 연주하며 Allegro Moderato에서는 부차적인 주제가 비올라로 등장하고 제2바이올린이 이것을 반복적으로 연주한다. 독주 바이올린은 주요 주제를 중심으로 변화되면서 진행하며 코다부분에서는 D장조로 회귀한 뒤에 제 1악장의 제 1주제를 독주 바이올린이 연주하고, 제3악장의 주요 주제의 서주 동기부분을 목관악기가 연주한다.

글 출처 : 클래식명곡대사전(이성삼, 셍광음악출판사

02. Sergei Prokofiev : Violin Concerto No2. in G minior op.63

작품의 개요 및 배경

프로코피예프는 재기발랄하고 풍자적이며 당돌하고 좀 엉뚱한 면이 있는 반면 그 단단하고 거친 외피 속에는 하늘만큼 황홀한 서정과 정적이 존재한다. 따라서 그의 곡안에 이런 상충된 요소가 기이하게 결합되어 있어 아름다우면서 기괴한, 감미로우면서 까칠한, 달콤하면서도 아주 신 맛이 공존하고 있다. 이걸 많은 평자들이 서정성과 풍자성의 충돌 또는 결합이라고 부른다. 그의 곡은 대게 다 이런데 가끔은 천국처럼 편안하고 아름답고 우아한 중간 악장에 광시곡이나 기괴한 왈츠 스타일의 바깥 악장이 배치된다.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 1, 2번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프로코피예프는 소비예트 혁명이 일어나자 파리로 망명을 하는데 그 곳에서 두명의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를 만난다. Samuel Dushkin 과 프랑코 벨지안 악파의 바이올린 연주자인 Robert Soetens이 주인공으로 그들을 위해 두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op 56을 작곡한다.

1932년에 이 곡이 초연된 후 스트라빈스키는 Dushkin을 위해 바이올린 협주곡을 헌정하는데 여기에 자극받은 Soetens는 프로코피예프에게 자신을 위해 바이올린 협주곡을 하나 작곡해주기를 청탁하고 작곡가 역시 스트라빈스키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던 차에 그렇게 하기로 하고 그의 2번 협주곡을 작곡하게 된다.

1935년에 프로코피예프는 이 곡을 완성하고 얼마후 안타깝께도 소비예트로 다시 귀국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한 실수이지만 당시 서유럽에는 파시즘과 나찌즘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고 경기침체로 인해 독립예술가로 살아가기 힘든 상황이 그런 패착의 이유였다고 한다. 이곡은 그와 Soeten의 연주여행 도중 작곡되었는데 1악장은 파리, 2악장은 마드리드, 오케스트레이션은 바쿠에서 각각 완성하는 식이었다.

1935년에 마드리드에서 Soetens과 Abos라는 지휘자의 협연으로 초연되었고 평은 아주 좋았다고 한다. Soetens 은 몇년 동안 이 곡을 독점적으로 연주할 수 있는 권리를 작곡가에게 받았는데 영국에서는 1936년 Queen's hall에서 Henry wood의 지휘로 초연을 했는데 놀랍게도 그 음반이 얼마전 출반되었다(BBC music magzine 부록, 2009).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llegro moderato
바이올린의 명상적인 독주로 천천히 시작되는 1악장은 우아함과 재기발랄함, 느림과 빠름, 서정성과 돌발성이 교대로 나오면서 듣는 사람을 숨가쁘게 하는데 박자도 일정치 않아 상당히 재미있고 어려운 부분이다(연주하기에). 바이올린의 길고 느린 주제를 관현악과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관현악이 주제를 연주할 때 독주가 연주하는 대선율 부분이 흥미롭다.

제2악장 Andante assai
프로코피예프의 작품 중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순간 중의 하나인 2악장은, 피치카토로 깔아주는 하프 풍의 아름다운 현악반주를 무지게 다리 밟듯이 살포시 상승하며 긴 포물선을 그리며 활공하는 바이올린의 우아하고 숭고한 독주가 일품이다. 우아함으로 시작한 요정나라 동화가 중간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이 기괴함과 기발함의 만화경으로 빠져들어가는데 숨가빠지고 톡톡 튀고 소용돌이가 몰아친다. 짧은 부점음표로 나오는 관현악과 독주악기는 이상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끔 터져나오는 우스꽝스런 관악의 비음은 비현실적인 감정을 자아낸다. 잠시 험한 길을 가다가 갑자기 처음의 아름다운 선율이 약간 뒤틀어져서 들리면서 청자는 안심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직 동굴을 벗어나지 않았다. 삑삑대는 클라와 관악의 숲을 뚫고 , 더블베이스가 그 평화롭고 안락한 주제선율을 연주하고 독주바이올린이 피치카토로 반주를 하고 클라가 우아하게 마무리 하면서 겨우 처음의 정서로 돌아가면서 2악장은 끝난다.

제3악장 Allegro ben marcato
3악장은 숨가쁘다. 바이올린은 기괴한 소리를 내면서 도망가고 마치 쫓아오는 늑대들 처럼 클라와 금관이 웅웅대며 쇄도한다. 프로코피예프의 곡들을 들어보면 이런 장면이 많은데 요정동화풍인데 아마도 그의 심상인 것 같다. 아마 그의 마음에는 여러가지 괴물과 요정과 모험담이 늘 상영되고 있는 것 같다.
캐스터넷이 탁탁거리고 클라가 글리산도로 음산한 소리를 내고 짧은 음표로 독주 바이올린은 도망가고 첼로와 더블베이스는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둥둥댄다. 무서우면서도 재밌고 긴장된다. angular하고 dynamic한데 그에게서 느낄 수 있는 신맛의 유머이자 풍자이며 조롱이다. 그 와중에 가끔 아주 짧게 우아한 쉼표를 놓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막판에 이야기 끝! 하고 펑 터트리고 끝난다. 아름답다고는 할 수 없지만 무척 흥미진진하고 듣는 재미가 꽉꽉 잡히는 hard boiled문체로 쓴 곡이다.

글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취음향의 음악과 세상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