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Mobile" : "Computer"; } if (MobileCheck() == "Mobile") { $no = "no"; } ?> 오작교의 테마음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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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Melissokomos(The Beekeeper, 1986)

감독 : Theo Angelopoulos
음악 : Eleni Karaindrou
상영시간 : 122 minutos

Synopsis
  사랑이여 다시 한 번!
  봄날의 꽃향기를 따라 떠도는 꿀벌치기 스피로의 마지막 여행.

  이른 봄, 사랑하는 딸을 시집보내고 아내마저 아들의 공부 뒷바라지를 한다며 도시로 떠나자 혼자가 된 스피로. 평생 아이들을 가르쳐왔던 그는 이제 학교를 떠나 가업을 이어 꿀벌치기의 길을 떠난다. 낡은 트럭 뒤에 벌통을 가득 싣고, 히스, 오렌지, 클로버, 백리향... 꽃의 행렬을 따라...

  스피로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꿀벌치기들의 출발은 언제나 축제 같았지만, 이제는 몇 남지 않은 동료들과 겨우 지친 얼굴을 마주할 뿐이다.

  앙상한 추억만 되새기던 쓸쓸한 어느 날 밤, 그는 히치하이커 소녀를 트럭에 태우게 되고, 갈 곳이 없다는 그녀를 자신이 묵는 방에 재워준다. 소녀는 은근한 유혹의 제스추어를 보내는가 하면 소꿉친구였다는 제대군인을 방으로 끌어들이는 등 스피로를 계속 자극한다.

  그는 격정에 사로잡힐 듯한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 오랜 친구들을 찾아간다. 함께 젊은 날을 추억하는 즐거움도 잠시, 병든 친구에게 짙게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는 스피로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마음을 걷잡을 길 없는 스피로는 예고 없이 아내를 찾아가 억지로 품에 안아보기도 하지만 부질없는 돌발행동에 그친다.

  결국 그는 길에서 소녀와 다시 마주치고 그녀가 다른 남자들과 어울리고 있는 카페를 향해 트럭을 몰아붙인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그곳에서 소녀는 스피로를 따라나선다.


  스피로는 사랑도 추억도 믿지 않는다는 소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그녀에게 점점 빠져든다. 함께 고향을 찾아가 버려진 옛 집에 가보기도 하고 낡은 극장을 지키고 있는 친구를 만나 극장에서 하룻밤 묵어가기를 부탁한다.

  텅 빈 무대 위, 소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로 다가와 지친 스피로의 몸을 어루만지고 그날 밤 그들은 뜨겁게 하나가 된다. 그리고 소녀는 긴 키스를 남긴 채 떠난다. 다시 혼자가 된 스피로. 그는 언덕 위에 놓아둔 벌통을 모두 뒤집어 버리고 벌에 쏘여 서서히 숨을 거둔다.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침묵의 3부작
  그리스가 독재를 종식지은 후에도 앙겔로풀로스 영화의 근본정서는 비관적인 것이었다. 독재에 반대했던 좌파 진영이 뿔뿔이 흩어져 혼란스런 현실에서 앙겔로풀로스는 침묵의 3부작 <시테라 섬으로의 여행> <비키퍼> <안개 속의 풍경>을 연달아 내놓았다. 각각 역사의 침묵, 사랑의 침묵, 신의 침묵이라는 부제를 가진 일련의 작품들은 ‘구원’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과거는 신화가 일깨우는 희망과는 아무 상관없으며 현실은 견딜 수 없고 미래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와 같은 혼란스러운 그리스 사회. 앙겔로풀로스는 영화를 통해 지식인이자 예술가로서 좌표의 상실감을 느끼는 절망의 상태에서, 과연 무엇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을까를 자문하고 있는 것이다.

  <비키퍼>는 ‘사랑’에 기대를 걸어본 작품. 간절한 기대에 대한 답은 ‘침묵’이라는 이름으로, 어느 것에서도 구원을 얻을 수 없다는 뻐아픈 좌절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 침묵의 뒤에는 반드시 희망이라는 여운을 남겨둔다.

  <안개 속의 풍경>에서 언덕 위의 나무를 향해 천천히 내딛는 남매들의 작은 발걸음처럼 <비키퍼>는 숨을 거두는 순간에도 어딘가를 향해 신호를 보내는 스피로의 손을 비추며 마무리되고 있다.

글 출처 : W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