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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위에서 / 최백호

    2024.05.16 09:14

    오작교 조회 수:2539



    길 위에서/ 최백호
    
    긴 꿈이었을까
    저 아득한 세월이
    거친 바람 속을 참 오래도 걸었네
    긴 꿈이었다면 덧없게도 잊힐까
    대답 없는 길을 나 외롭게 걸어왔네
    
    푸른 잎들 돋고
    새들 노래를 하던
    뜰에 오색 향기 어여쁜 시간은 지나고
    
    고마웠어요
    스쳐간 그 인연들
    아름다웠던 추억에 웃으며 인사를 해야지
    아직 나에게 시간이 남았다면
    이 밤 외로운 술잔을 가득히 채우리
    
    푸른 하늘 위로
    웃음 날아오르고
    꽃잎보다 붉던
    내 젊은 시간은 지나고
    
    기억할게요 다정한 그 얼굴들
    나를 떠나는 시간과 조용히 악수를 해야지
    떠나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면
    이 밤 마지막 술잔에 입술을 맞추리
    
    긴 꿈이었을까
    어디만큼 왔는지
    문을 열고 서니 찬 바람만 스쳐가네
    바람만 스쳐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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