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reewheelin' Bob Dylan(1963)
2014.12.04 14:43
다정한 연인이 팔짱을 끼고 걸어 가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음반 표지로 사용하고 있는 미국의 가수 겸 작곡가 '밥 딜런(본명: Robert Allen Zimmerman)'의 1963년 음반 'The Freewheelin' Bob Dylan'은 음반을 대표하는 곡인 'Blowin' In The Wind' 만큼이나 표지가 유명한 음반이다. 표지에 등장하고 있는 연인은 다름아닌 음반의 주인공인 밥 딜런과 당시 밥 딜런의 실제 애인이었던 '수지 로톨로(Suzie Rotolo)'의 모습으로 1963년 2월에 뉴욕의 웨스트빌리지(West Village) 4번가에서 사진 작가인 '돈 헌스타인'에 의해서 촬영된 것이다.
저항 음악의 대부이자 시대의 대변자인 밥 딜런의 음악을 이야기할 때면 의미를 파악하기 힘든 난해한 시적 가사가 먼저 생각나기 마련인데 이런 시적인 능력은 밥 딜런이 열살이 되던 해 부터 발휘되기 시작했다. 라디오를 통해서 블루스 음악과 로큰롤 음악을 자주 듣기도 했던 밥 딜런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몇몇 밴드를 결성하여 밴드 활동을 하기도 했으며 고등학교 졸업 후인 1959년에는 미네소타 대학교(University of Minnesota)에 진학하게 된다. 그리고 밥 딜런은 이때 부터 로큰롤과 더불어 미국의 포크 음악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여 점차 포크 음악 쪽으로 자신의 관심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1961년 1월에 대학교를 중퇴한 밥 딜런은 당시 자신의 우상이자 미국의 가수 겸 작곡가인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를 만나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뉴욕으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1961년 2월 부터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Greenwich Village) 주변의 클럽을 무대로 공연 활동를 펼치다가 음반 제작자인 '존 해먼드'에게 발탁되어 1961년 10월에 컬럼비아 음반사(Columbia Records)와 음반 계약을 하게 된다.
음반 계약 후 밥 딜런은 존 해먼드의 지휘를 받아 1961년 11월 20일 부터 22일 까지 사흘간의 일정으로 데뷔 음반을 녹음하고 1962년 3월 19일에 'Bob Dylan'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다. 밥 딜런의 데뷔 음반은 미국의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는 차트 진입에 실패하였고 영국의 앨범 차트에서 13위 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었는데 후일 그의 발자취를 생각해 보면 위대한 가수의 조용한 출발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데뷔 음반 발표 후 밥 딜런은 1962년 4월 부터 그해 12월 까지 틈틈히 신곡들을 녹음하고 다듬어서 이듬해인 1963년 5월 27일에 두번째 음반으로 발표하게 되는데 바로 이 음반이 연인 수지 로톨로와 함께 밥 딜런이 다정한 자세로 표지에 등장하고 있는 음반 'The Freewheelin' Bob Dylan'이었다. 밥 딜런의 두번째 음반에는 'Puff (The Magic Dragon)'으로 유명한 미국의 포크 음악 트리오 '피터 폴 앤 메리(Peter, Paul and Mary)'가 1963년 6월에 커버하여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2위 까지 진출했었던 'Blowin' In The Wind'가 첫번째 곡으로 자리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포탄이 날아가야 영원히 포탄 사용이 금지될 수 있을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결에 흩날리고 있다네>라고 노래하는 'Blowin' In The Wind'는 복잡하지 않은 선율에 실린 강력한 메세지로 반전 음악과 민권 운동의 찬가로 익히 알려진 곡이기도 한데 밥 딜런의 음반이 공개되고 삼주후에 발표된 피터 폴 앤 메리의 싱글 'Blowin' In The Wind'로 인해 밥 딜런의 원곡은 이후 유명세를 타게 된다.
음반을 대표하는 곡이자 밥 딜런의 명곡이기도 한 'Blowin' In The Wind'를 들어 보면 어쿠스틱 기타와 하모니카, 그리고 암울한 밥 딜런의 목소리가 전부임을 확인할 수 있다 . 이는 음반의 다른 수록 곡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중세 시대에 만들어진 영국의 전통 포크 음악인 'Nottamun Town'의 선율을 채용한 반전 음악 'Masters Of War'와 밥 딜런이 1962년 12월에 처음으로 영국 여행을 할 때 만들었다는 노래인 'Girl From The North Country', 그리고 우리나라의 포크 가수 '양병집'이 자신의 음반 '넋두리'에 '역'이라는 제목으로 번안하여 수록했었던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등에서 이런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참고로 밥 딜런의 곡을 번안한 양병집의 '역'은 1996년에 사망한 가객 '김광석'이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라는 곡으로 다시 편곡하여 발표하기도 했었다. 한편 밥 딜런의 두번째 음반에는 언급한 곡들 외에도 흑인 학생의 등록을 거부했던 옥스퍼드 대학교의 사건을 다룬 'Oxford Town'등의 사회성 짙은 곡들을 수록하여 이후 등장하게 되는 많은 포크 가수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되는 동시에 저항 정신의 표본이자 걸작 음반으로 많은 사랑을 받게 된다.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했다시피 밥 딜런의 음악은 가사가 대단히 중요한 요소를 차지 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미국의 포크 음악을 한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런 까닭에 밥 딜런의 음악은 선율 보다 가사에 중점을 두고 들어야 제 맛이겠지만 우리말이 아닌 까닭에 언어 장벽에 가로막혀 명확하게 의미 전달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또한 아쉬움으로 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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