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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 / 채수영

2008.11.26 17:01

오작교 조회 수:8623

  



 내가 사는 세상 / 채수영

창밖에 보이는 저곳은 어디인가
거리를 헤매는 저들은 누구인가
말없이 돌아서 떠나가는 사람들
아 이곳이 내가 사는 세상
아 이곳이 내가 사는 세상

시커먼 하늘아래 저곳은 어디인가
소리치며 악쓰는 저들은 누구인가
자라지도 못하고 죽어버린 새싹들
아 이곳이 내가 사는 세상
아 이곳이 내가 사는 세상

This is the mean old world
It drives me crazy
And it makes me so sad
Because there's nothing I can do
This is the mean old world

창밖에 보이는 저곳은 어디인가
어둠을 밝히는 저들은 누구인가
말없이 아침을 기다리는 사람들
아 이곳이 내가 사는 세상
아 이곳이 내가 사는 세상

블루스와 함께한 이름 채수영 

채수영.
일반 대중들에겐 낯선 이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음악을 하는 사람들, 특히 블루스에 목숨 건 뮤지션들은 그의 이름을 '대한민국의 블루스 거장' 김목경과 함께 최상에 올려 놓길 주저하지 않는다.
'음지에서 꿋꿋이 활동해온 진정한 베테랑 블루스맨'이라 한다면 가장 적절한 표현일 듯 싶다.

채수영은 이태원에 위치한 정통 블루스 라이브 클럽 'Just Blues'의 주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지금은 압구정동으로 이사갔다).
아직도 블루스를 '나이트클럽에서 느린 음악에 맞춰 남녀가 추는춤'으로 인식하는 게 우리네 실정이긴 하지만, 그가 연주하는 금요일, 토요일 밤에는 골수 팬들로 클럽이 꽉 찬다.
내외국인 할 것 없이 그의 연주가 시작되면 클럽을 찾은 모든 사람들은 말 그대로 '몰입'된다.

블루스만 알고, 블루스만 보고 살아온 채수영은 그간의 노력을 한 장의 음반 <내가 사는 세상>을 통해 세상에 보여주었다.
블루스의 황무지에서 내놓은 블루스 앨범의 첫 곡 제목이 '이젠 한마디 해볼까'라는 점도 사뭇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내가 사는 세상>은 국내에서 만나보기가 만만치 않은 '정통 블루스' 음반이다.
몇 몇 커버 곡을 제외하곤 채수영이 모든 곡을 직접 작사, 작곡했으며, 프로듀서까지 혼자 해냈다.
어린 시절 미8군에서 음악활동을 시작했고, 여러 해전 홍콩에서는 언더그라운드 블루스 밴드 블루 웨일(Blue Wail)을 이끌었으며, 이후 'Just Blues'에서는 꾸준한 라이브 무대를 가졌다. 이같은 경험이 뒷받침해주듯, 이번 앨범에서 들려주는 연주력과 음악성은 수준급이다.
곡의 시작을 알리는 몇 마디의 기타 소리만들어도 블루스 음악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슬픔과 한(恨)이 물씬 풍길 정도다.

전반적으로 한국적인 느낌과 모던함이 적절하게 조화된 블루스를 들려주고 있다.
12마디 블루스의 틀에 약간의 변칙을 주면서 우리 고유 가락에 기반한 멜로디와 코드 진행을 구사하고 있어 '한국적 여흥'을 블루스로 표현하려는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도 정통 블루스의 형식을 전혀 잃지 않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건반 사운드를 부각시키고 순화된 사운드 톤을 유지하는 등 모던한 스타일도 추구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단연 채수영의 기타 연주.
안정된 연주력을 바탕으로 한 절제된 기타 톤이 압권이다.
때론 거칠게 다가오면서도 때론 부드럽고 깔끔하게 뽑아져 나오는 그의 기타 소리는 흑인들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다.
굵직하진 않지만 감정을 가득 실은 그의 허스키 보이스도 매력적이며, 탄탄한 실력을 갖춘 세션맨들의 연주 또한 지극히 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