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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을 위한 예비지식 - 2

2014.07.23 13:53

오작교 조회 수:1965

음악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神) 디오니소스적(Diongsisch, Dionysos)인 것과 부드러운 광명의 신인 아폴론적(Apollo, Apollinisch)인 대조적인 두 가지 신으로 비교한다. ‘디오니소스적’ 음악은 감성적인 영광을 표현하는데 적합하다. 이것은 정저석이며 주관적이고 동적이며 직관적 감동적이며 낭만적인 것의 상징이다. 이와는 달리 ‘아폴론적’인 음악은 형식과 완성 그리고 완성에의 예술의 상징이다. 그것은 명확하고 엄격함이 절대적인 가치를 가진 것으로서 객관적이며 고전적이고 절대음악인 것이다.


이 두 가지 성격을 가진 음악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 수레바퀴처럼 빙빙 돈다는 것이다.


감상자에 따라서는 ‘디오니스적’인 음악을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감정적으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그들은 작품에 문학적인 표제를 붙여 가면서 파악하려 한다.


그것은 특히 순수 기악곡에 있어서 작품을 왜곡하게 되는 수가 많다. 오스트리아의 비평가 한슬릭(E. Hanslick, 1825~1904)의 말을 빌리면 ‘감정에 치우친 감상은 병적이다’라고 배격하였다. 겸하여 그는 ‘내용과 형식이 없는 음악은 없다’고 했다.


한편 음악을 객관적, 분석적으로 파악하려는 ‘아폴론’적인 방법을 쓰는 감상자도 있다. 이는 조직된 음악의 구성체를 주의 깊게 귀로, 또는 직관적으로 더듬어 나가려는 방법이다. 작품이 이루어진 원인을 이해하고 작곡가의 사회적인 배경도 채득하려는 감상자이다.


기술적인 문제만을 대상으로 관심을 갖는 감상자도 있다. 물론 기술을 완전히 습득해야만 연주는 가능하다. 헝가리의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시게티(J. Szigeti 1892~1973)는 “음악이 예술로 되는가, 못 되는가는 완전한 기술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먼저 정해진다”고 했다. 이것을 보면 연주에 있어서 기술이 얼마나 비중이 크다는 것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기교는 연주의 한 부분이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감상자는 기술이 없으므로 자기가 쌓은 음악적인 교양으로서 마음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마음이 움직여져 그 의미를 찾고 그 대상을 따르는 점에서는 능동적인 재창조의 행위가 된다고 본다. 음악 감상의 초보자들은 대개 “아름다운 톤, 소리” 혹은 기교에 반해 버리는 수가 있는데 이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것이 음악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재 강조한다. 사실 감상만큼 자기의 내용 발전을 꾀하는데 당할 만한 좋은 예술은 없다고 생각한다.


감상에 있어서 주관적인 해석은 금물이다. 자기 마음대로 감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연상(聯想)인데 개인적인 연상은 오히려 감상을 해치는 수가 많다.


그리고 우리는 해설에 관한 책을 읽게 되는데 그것이 지적인 준비로서는 필요하지만 마음의 준비까지로는 되지 못한다. 감상자는 작품에 있는 미를 스스로 발견해야 하며 자신의 힘으로써 마음속에서 창작하는데 의의가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남이 발견하지 못한 것을 창작해 내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작품은 보통 성악과 기악으로 크게 구분하는데 시대에 따라 그 양상을 달리한다. 미국의 음악학자 아펠(W. Apel 1892~  ?)의 조사에 의하면1500년 이전의 음악이라면 대개가 성악을 뜻했고, 16세기 음악하면 90%가 성악, 17세기 음악은 성악과 기악이 반반, 1750년 이후는 기악곡이 단연 우세하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보아 성악곡은 감상하기가 다소 쉽지만 기악곡은 보다 추상적이기 때문에 초보자에게 있어서는 다소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레코드일 경우 여러 번 반복해 듣는 것이 음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감상은 자기 귀로 듣는 데서 시작하여 거기서 끝나기 마련이다. 작품의 대상에 반해야 하며 광범위하게 반복 감상해야 한다. 연주된 음악은 작품 전체에 걸쳐 하나의 정신 감동이 흐르고 있다. 연주가 작곡자의 정신 감동과 일치한다면 가장 이상적이라 하겠다.


음악의 참모습은 정신생활의 표현이며 그 인격의 발현(發現)이다. 훌륭한 인격이 연주를 통해 표현됨으로써 비로소 그를 위대한 음악가, 연주가, 나아가서는 존경할 만한 예술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예술의 고귀한 점은 인격자의 영적인 표현에 있는 것이다. 감상자가 연주가의 인격 표현의 힘을 느끼지 못하고 단지 기교만으로 좋고 나쁜 것을 가릴 수는 없다. 인격적인 표현 없이는 사람을 감동시킬 수 없는 것이다.


공자(孔子 552~479 B. C.)는 ‘미(美)를 다하고 선(善)을 다한 음악’을 말했다. 여기서 미를 다한 음악이란 음악의 형식의 완비와 기교를 발달시킨 것이라 하겠고, 선을 다한 음악은 자기의 인격을 완성키 위해 진지한 노력을 다하는 음악을 말한다. 진지한 노력을 다한 음악을 표현한 것이야말로 참으로 이상적인 예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바흐(J. Bach 1685~1750)는 말하기를 음악은 “신(神)에 이르는 길”이라 했고, 슈만(R. Schumann 1810~1856)은 “최고의 예술은 도덕과 일치한다”고 했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음악이 많다. 우리는 먼저 이 순수하고 고상한 음악에 귀를 기울여야 할 줄로 생각한다.


따라서 부단히 음악에 대한 교양을 쌓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연주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바람직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예술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음악적인 교양 없이 자신의 마음의 내용이 빈약하면 자연히 자기 불만이 되고 만다. 자기 마음의 빈곤을 때로는 작품이 나쁘다고 단정해 버리는 수가 있다. 그것은 객관성을 잃은 주관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음악에 대한 지식을 쌓는 교양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음악적인 교양을 높이고 음악을 계속 감상함으로써 음악과 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글 출처 : 클래식 음악 대사전(이성삼, 세광음악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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